블로그 자체를 실로 오오오오오랜만에 들어왔다.
사실 신변잡기를 쓰는 것도 지겨워진 이 블로그의 유일한 명맥이 영화 리뷰였는데,
그마저도 지겨워져 방치하다가... (실제로 영화도 거의 안 봤고)
영화 감상을 손으로 쓰기도 귀찮아지자 드디어 접속한 것.
새 노트북 은둥이로 쓰고 있다.
귀염둥이 은둥이는 들고 다닐 용도로 방치만 하다가 얼마 전 안 되겠다 하고 메인 컴퓨터 자리를 물려주고서야 비로소 쓰기 시작했다. 1년간 나의 삶은 놀라우리만치 변함이 없으며 점점 더 점이 되고 있다. 마음 한편으로는 상관없기도 하고 상관있기도 한.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엔 내가 사람들을 정리하는 쪽이었는데 이젠 내가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흥이 나지 않아 조용히 하던 걸 하며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무엇인가를. 분명 그 끝은 오리라 수개월 내에. 그리고 그 끝이 어떤 시작을 가져올지 그냥 난 기대할 뿐이다.
최근 나에게 너무나 큰 감명을 준 레이 브래드버리가 책(<화성으로 날아간 작가>)에서 그랬다. '명성과 돈은 자신의 가장 좋고, 외롭고, 개인적인 진실을 세상에 선물한 후에야 받게 되는 선물'이라고. 진실로 아름다운 말씀이시다. 안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좀 많이 배알이 꼴리지만, 적어도 내게는 금과옥조의 띵언이니,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넣은 한 팔자 좋은 중년의 자기 학대가 아직 그 가장 좋고 외롭고 개인적인 것까진 닿지 않은 게 분명하다.
사람들은 이렇게 꿈을 연장한다. 최선을 다하면 포기할 수 있다지만, 내가 볼 땐 최선을 다하는 한 절대 포기 못한다.
포기할 수 있는 거면 최선도 다 안 하지. 꿈이란 놈은 최선을 다할수록 최선을 더할 이유가 생긴다. 다만, 멀리 돌아가야 한다면 이젠 돌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간다. 시작은 무언가의 끝이라고 했으니 이제야 시작할 마음이 드는 건지도.
뭐가 됐든,
짧은(?) 영화 감상 쓰러 간다.
갑분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