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 90분
한국, 공포
각본 이종호
감독 오인천
출연 강하늘, 김소은, 한혜린, 김정태 외
한마디로... : 귀신 보는 소년이 소녀 귀신과 친구가 되면서, 피하기만 하던 삶의 태도를 바꾸어 그녀와 관계된 복수극에 다가간다.
예전에 진행하던 작품과 컨셉이 유사하다고 해서 개봉 당시 궁금했던 영화다. 놀랍게도 주인공이 강하늘이었고 어느 판타지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탔다 하여 공포영화를 싫어하지만 한번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렇게 본 영화는......
※이하, 스포 상관없이 말함 주의※
장르적으로 상당히 어정쩡하다.
공포라 하기엔 긴장감이 없고, 드라마라 하기엔 개연성이 좀 덜그럭거리고, 그치만 각본상을 탔다니 뭔가 있을 거야 하고 끝까지 봤다.
다 보고 나니, 영화가 하려는 큰 이야기는 괜찮은 편이고 그 이야기를 위한 얼개는 나름 잘 짜여진 것 같다. 인물의 앙상한 사연은 배우들이 연기로 메웠고(열연이라거나 매력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다소 작위적인 관계설정과 복수극도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는 방관자'를 벗어나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부합한다.
문제는 복수극이 납득할 만한 당위성을 갖지 못한다는 거... 왕따를 당하다가 아무 노력도 안 해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혼이나 그 억울함에 도끼를 든 아버지에게 어떤 응원과 연민을 보낼 수 있을까. 심지어 살해될 악녀(로 설정된) 한혜린은 여주보다 예뻤으니.... (김소은도 예쁜데 여기선 한혜린이 더 이뻐서 감정이입이 으음...)
여주의 스토리가 빈약하면 남주라도 설득력이 있어야 할 텐데, 남주의 변화 과정이나 계기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문다.
어딜 가나 귀신이 보여서 한번 도망쳐 나왔던 고향으로 되돌아온 상황인데, 남주는 여전히 소외되길 자처하다 귀신을 만나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 보이니... 자살한 귀신이나 이놈이나 문제 극복을 위해 아무것도 안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다 여주가 불쑥 복수의 화신이 된 것처럼, 죽은 여주에게 미안해진 남주는 갑자기 원한의 해결사(?)가 된다(단계를 거치긴 한다. 맞는 친구를 왜 안 도와주냐는 여주의 질책 + 여주의 자살 원인이 왕따란 것을 안 후 변화를 시도하긴 한다. 그게 너무 의례적이어서 그렇지...). 하지만 주인공의 해결은 현실의 살인을 막거나 방관자들을 깨우치는 게 아니라 오직 여주의 마음을 달래는 데만 주력해서 그가 급우들의 목숨을 구하던 말던(이라고 하기엔 여주의 두번째 자살..-_-;;) 급우들을 이끌고 성묘를 하던 말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회적인 부조리(학교폭력)와 개인의 성장을 공포영화의 그릇에 담은 것은 좋았으나, 그 결과 사회적 메시지도 공감의 드라마도 장르의 긴장감도 판타지성도 적당히 그치고 만 범작. 망은 아닌데 볼만하지도 않고, 큰 틀은 나쁘지 않고... 애매하다.
이 영화에서 강하늘에게 가장 놀랐던 건 학생일 때와 직장인일 때의 위화감이 전혀 없다는 거였다.
다른 연기는 뭐... 굳이 강하늘을 보려고 이 영활 볼 필욘 없을 거 같다.
영화 추천은... 나도 방관자 모드...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