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 70분
한국, 옴니버스 드라마
각본감독 김종관
출연 정유미 정준원, 정은채 전성우, 한예리 김혜옥, 연우진 임수정
한마디로... : 카페의 한 테이블에 머물다 간 네 쌍의 사연, 삶의 중간 토막들.
뭐 이래 이거?
할 만한 영화.
옴니버스의 매개는 오로지 테이블 하나와 그 위에서 피다 지는 물잔 속의 벚꽃뿐이다.
네 쌍의 (세 쌍의 남녀와 한 쌍의 모녀삘) 사연들은 각각 독특하지만 특별한 드라마를 보여주지도 않고, 특히 정유미가 나오는 첫번째 에피소드는 공감은 엄청 되지만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황당할 정도였다. 한예리와 김혜옥의 에피소드만이 유일하게 짠한 드라마를 엿보게 해 제일 좋았고, 정은채 전성우의 에피소드도 나름의 드라마를 보여주긴 한데.. 전체적으로 어떤 결말이 나지 않는 삶의 중간 토막 같은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일상 같기는 하다.
반전의 드라마를 어떤 화끈한 전복을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나의 반응까지도, 일상의 한 단면 같기는 하다.
그러면서 사이사이 "비가 그치니까 땅이 예쁘네" 같은 오묘한 대사도 귀에 걸리고..
굳이 그 대사와 땅바닥을 마지막으로 삼은 걸 보면, 네 쌍의 사연들이 카페를 나오면서 각자의 비가 그친 것처럼 읽히기도 해..
기쁜 것이든 실망스러운 것이든 자신에게 내리던 비와 이별하는 그런 순간들.
...을 그린 것이라고 막 과하게 문학적 해석 해가면서...
그냥 평범하게 말하면 잔잔한 분위기가 좋은 영화, 스토리는 별 거 없다.
사실 캐스팅이 거의 다 했다고도 할 수 있는... 무명의 배우들 중 특히 정준원의 찌질한 연기가 아주 찰지다 ㅋㅋ
그냥 이런 것도 좋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