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 90분
한국, SF 미스터리 스릴러
각본감독 조선호
출연 김명민, 변요한, 유재명, 신혜선 외
한마디로... : 아내와 딸이 죽는 반복적인 하루(라기엔 두어시간)에 갇힌 두 남자가 결과를 바꾸기 위해 과거의 잘못을 돌이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포인트는 쪼끔 애매)
※내용중 스포는 회색 처리, 알아서 건너뛰세용
친구님이 보고 바로 지울거라고 예언했던 영화.
근데 유재명 배우 때문일까!
난 이거 꽤나 재밌게 봄. 마지막엔 눈물 한방울까지 ㅋㅋ
우선 닳고 닳은 타임리프물에서 인과관계의 설정을 딱 떨어지게 짠 것에 박수를 보낸다. 비록 후반부에 이렇게도 갈 수 있고 저렇게도 갈 수 있는 선택(감정)들이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끌고가는 편이긴 해도, 갠적으론 그 방법이 가장 원만했다고 보기에 난 괜찮았다. 눈물 찔끔했다니까~ ㅋㅋ
음... 김명민이 다작을 하는 것 좋은데 약간 이경영화 되는 것 같아 불안하네. 예전의 날카로운 캐릭터성이나 집중력을 느끼기 어려웠고(잘하긴 하는데 아쉽...) 막판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변요한은 강한 몰입감으로 열연해주었는데, 역시 감정이 단선적으로 흐르는 후반이 아쉽고 (배우 이전에 캐릭의 문제이긴 함..) 막판의 극단적 선택이 좀 과하다. 사실 여기서 설정 오류가 보이는 게, 그 남자가 죽으면서 다시 하루가 반복된다는 걸 아는 놈이 겨우 다 구해놓고 죽인다고 달려드는 건 이 반복을 계속하잔 소리잖어~? ㅋㅋ 이건 너무 말이 안됨. 그래서 공감이 안됐구나, 이 캐릭이.
생명을 살리는 직업인 두 주인공이 생명을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는 도식은 좋으나, 그게 둘 다의 내면에서 충돌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두사람의 내면을 충분히 건드리기에는 타임루프의 제한시간이 너무 짧은 것도 같다. (아니지, 맘만 먹으면 충분히 갈등할 수 있지 모..)
마찬가지로 김명민 캐릭의 막판 변화(?)도 '지난 세월 동안은 뭘하고...'란 기분이 들게 하는 걸로 보아 자연스럽진 못했다.
유재명 배우는(아 이분 왠지 이름만 막 못 부르겠음. 첫인상이 검사장이라 그런가ㅋ) 그런 면에선 가장 다채로운 감정을 연기로 드러낸다. 사실 인물 설명이나 감정을 드러낼 시간이 가장 적은데도 임팩트 있게 표현해줬다. 근데 연기로 커버했을 뿐이지 이 인물의 행동을 납득하긴 좀 어렵다. 3년이나 못한 걸 이제 와서 수십번 반복하는 것도 그렇고, 복수의 대상이 당사자가 아닌 가족인 것도 그렇고, 특히나 변요한에 대한 원망은 지나치다. 김명민 딸처럼 기냥 들이받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여자를 기다렸다 태워서 목졸라 죽이는 수고를... 맘 바꿀 시간이 너무 많은 계획살인이라 이걸 몇십번이나 실행했다는 건 사이코패스.... 음. 이 캐릭이 자식 바보 사이코패스였으면 그건 더 식상했겠지만... 음.
희한하게도 어떤 배우가 갑자기 브레이크할 때는 직전에 인상적인 연기를 곳곳에 남겼더라. 응팔에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도 그 존재감은 발군이다. (피칠갑을 하니 당연한가... 아니 그렇게 따지면 모두가 피 줄줄 ㅋㅋ)
하루의 의미가 아빠를 살리려는 '하루'의 심장이 일으킨 기적... 이라는 설정이 딱 떨어져서 좋았는데, 이런 중요한 대목을 대사로 슥 넘어가서 막판에 힘을 받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기존 타임리프 영화 중에서는 이 정도 딱 떨어지는 인과관계도 드물기에 만족.
큰 기대 없이 본다면, 추천~
(그러나 바로 지우긴 했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