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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

백야행 vs. 개와늑대의시간

by 와옹 2007. 9. 16.
본의 아니게 나를 드라마 폭주로 이끈 두편의 드라마.. [백야행]과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았다.
두 드라마를 비교한다는 건 무리가 있지만 (백야행은 모래그릇과 비교하는게 맞겠지만)
범죄물에다 주인공을 죽어라 짓밟는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덕분에 야마다 다카유키와 이준기의 처절한 눈물연기는 징하게 보았으니. (짝짝짝)

계속해서 확장하는 스토리나 짜임새, 연출의 흡인력, 연기력.. 이런건 양쪽 다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백야행 같은 이야기는 용납할 수가 없다.
아무리 결론은 '범죄는 범죄를 낳을 뿐'이라는 우회적인 훈계라 해도,
아무리 그 처절함에서 아름다움마저 느낀다 해도,
저런 패륜아들 때문에 울고 웃긴 싫다고.. (그래, 나도 울었지만!)
흑백이 뒤섞인 회색의 낮, 선악이 뒤섞인 회색의 밤...... "낮을 선물한 건지 밤을 빼앗은 건지" 모를 백야(행)...
이런 이야기.. 만든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가 피폐해지지 않아...?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선을 넘어선 처절함... 시청률이 낮았다던데, 당연하고 말고다.



반면 개와 늑대의 시간은, 백야행처럼 빠져나갈 구멍을 다 틀어막고 주인공을 질식시키진 않는다.
아무리 처절하게 몸부림쳐도, 잘 만든 거짓말이라고 안심하며 볼 수 있다는 말씀.

뭐, 이건 일단.. 한국형 느와르라고 불러줄테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드라마를 보다니.. 감격했다구, 나. (초반은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태왕사신기처럼 너무 힘을 주지도 않고, 에어시티처럼 연출이나 연기력의 벽을 느끼게 하지도 않고..
이야기가 본격화되는 중반부터는 계속 '어떻게 되는거지?' '어떻게 벗어날거야?' 하면서 봤는데,
특히 마지막 4회 정도는 한호흡으로 몰아치는 게 아주 압권이다.
정말이지, 오늘 엔딩까지 볼 마음은 없었다구~.
무엇보다 이준기... 싸나이가 되었구나!♡ (빠른 액션과 격한 연기, 캡쳐할 틈을 다오ㅠ_ㅠ)
이제 공길이는 안녕~.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구나. 기대 이상이었음.
비호감 쪽이었던 정경호도 남상미도 상당히 좋았고... 중견의 포스를 날리는 최재성에~ 김갑수 아저씨의 폭발하는 법 없는 카리스마에~ 그밖의 조연들도 포스 만발! 딱 필요한만큼 빛을 발한다.
물불 못가리고 끼어드는 여주인공 패턴은 여전하지만 억지스럽진 않고,
곳곳에 쫌 유치한 코드도 있고 엔딩도 예상한 수준이지만,
내심 나도 바랬단 말이지~~~ 촌스런 코드가 쫌 있어야 재밌어~ ^ㅁ^ 냐하하~
뻥이 섞여 더 리얼해 보이는 액션 씬은 카메라 구도도 좋고 포즈도 좋고, 웬만한 영화보다 멋지다. 예상한 장면에서 만족할만큼 실컷 보여준다는 것이 개늑시의 매력포인트!
우리나라 드라마에 식상해서 잘 안보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련다~.
나처럼 불만 많은 시청자를 홀랑 반하게 만들었으니. 우훗~
(개늑시DAY의 덫에 걸려서 연속방송 싫어하는데도 뚫어져라 봤다.. 힘들었다.. 한편이 꼬박 한시간 나오던데..;;;)캡쳐는 패스~! 직접 보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