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 104분
미국, 드라마
감독 마이클 그랜디지
출연 콜린 퍼스(맥스 역), 주드 로(톰 역), 니콜 키드먼(엘린 역) 외
한마디로... : 천재를 알아본 천재의 팀플레이 (흥망)성쇠
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왜 정보가 없나 했더니 개봉 전이네... 3월에 개봉 예정이라고 써있다.
근데 음... 캐스팅만큼의 영화는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딱 그만큼의 느낌.
주드 로가 연기한 토마스 울프라는 작가는 내가 싫어하는 인간형으로 나오는데, 사실 그런 유형은 착한 사람 중에도 꽤 있다. 자신의 에너지와 현재의 감정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사람들을 홀리고 의지하고 훌쩍 떠나고 결과적으로 이용한 꼴이 되는 그런 유형.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떠나보내면서도 이해하는 맥스가 참 어른스럽다.
읽다 만 책,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가 떠오른다. 인간관계에 대한 환상을 깨버리는 문구들이 있었던... 주인공 맥스는 그런 인간관계의 묘를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근데 가족에겐 좀 잘하지... 저런 현명한 아내 나도 달라!)
극중에서 맥스가 톰의 원고를 수정하도록 설득하는 장면이, 참 좋은 편집자구나 싶다.
근데 그걸 보며 나도 울프처럼 좀 괴팍해져야겠다고 생각했으니 이 무슨 감정과 결심의 괴리람 ㅋㅋ 작가와 편집자,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재미없어도 공감하게 되는 데가 꼭 있다. 짧지만 강렬했던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의 대사들도 그랬고. 확실히 아는(알만큼 유명한) 사람이 나와야 재미가 있나보다. ㅋ
포스터와 같은 색조의 화면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영상미? 분위기가 좋고, 지루한 부분이 두어 번 있다.
나쁘진 않았으나 엔딩을 보고 영화에 대한 평가는 음..... 다큐냐....
괴팍한 천재와 차분한 천재의 협업과 유대의 기록이 나름 짠하긴 한데, 그래서 뭐요... 라는 기분이 드네.
콜린 퍼스는 작품마다 엄청 늙어 보이기도 하고 젊어 보이기도 하는데 여기선 전자. 물론 늙든 젊든 곱습니다만. -_- (곱지 않은 건 내 팬더 눈이지..)
결론, 영화는 뭐 그냥 그래여. 뜨뜻미지근.
* 토마스 울프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좀더 익숙한 [허영의 불꽃]을 쓴 톰 울프와는 다른 사람이다. 번역본은 [천사여, 고향을 보라]가 있는데 절판이고. 조그마한 사진으로 본 얼굴은 주드 로보다 콜린 퍼스랑 닮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