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 124분
중국, 로맨스 멜로
감독 설효로
출연 오수파(=우슈보), 탕웨이 외
한마디로...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같은 사랑이 가능함을 증명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야 하나, 그걸 소재로 만든 영화라 할까. 오마주가 존경의 표시라면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다. 압도적인 호평에 비해서는 별로. 속편과 비교했을 때 재미는 더 있고 마무리는 너무 급했다. 완성도는 내가 느끼기엔 비슷. 전편이 <시애틀~>의 분위기를 주된 정서로 끌고 간다면 속편은 <채링크로스 84번지>의 감성을 그대로 카피한다. 각각의 컨셉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영화로, 둘 중 하나만 봐야 한다면 조금 더 달달한 <시절인연>이 좋으려나?
오수파는 정영 선생이 양복 입은 느낌으로 나오고 ㅋㅋ 딱 분위기며 성격이며 침착한 게 정영이얏! ㅋㅋ. <조씨고아> 찍고 얼마 안돼 출연한 걸까... 여하튼 오수파의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냥 훈훈하게 볼 수 있을 거다.
탕웨이는 말할 것도 없이 사랑스럽게 나온다.
사실 난 탕웨이의 영화를 거의 안 봐서, 그녀가 어떤 연기를 하는지 몰랐는데 나름 연기 변신이었던 모양? 안하무인일 때도 사랑스럽고 드레스라도 입으면 여신이 따로 없어, 진정 김태용 감독은 용자로구나... 위너다 복받은 남자다 하며 보았다. 여자가 봐도 이런 느낌이 들 만큼 탕웨이는 예뻤다.
난 사실... 시애틀 그 영화 안 좋아했는데 ㅋㅋ. 기억도 안 난다. 그런데도 마지막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씬에서는 아, 그 영화 따라하네.. 바로 알아차렸으니 그래서 명작이라 불리나 보다.
원정출산 온 여자와 애 딸린 운전기사의 될성 하나도 안 부른 로맨스는 두 배우의 매력으로 마냥 훈훈하다.
하지만 왜 중국 로맨스에서는 주인공 직업이 다들 번듯한지. 알고 보면 원정출산녀도 운전기사도 출신성분이 좋다는 게 상당히 불만스러웠다. 게다가 내가 로맨스 영화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인 판타지 같은 해피엔딩, 손쉬운 성공이나 자립 같은 거... 이 영화 엔딩도 그런 느낌이 나서 공감대가 훅 떨어졌다. 그런 면에서는 차라리 속편이 현실적이라, 그쪽에 더 감정이입했다. 사랑스러움은 전편이 압도적이지만.
달달하고 훈훈한 크리스마스 시즌 같은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시절인연>을,
로맨스는 약해도 현실적인 드라마가 좋다면 <시절인연2 - 북경우상서아도~>를 추천하겠다.
둘 다 볼 거면 나처럼 속편을 먼저 보길. 전편의 장점을 기대하고 보면 속편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별점 놀이하면 ★★★☆ 정도?
망작이 많은 중국 현대물 중에서는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