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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어쩌다 그만 육의

by 와옹 2016. 4. 18.

(모든 이미지 출처는 구글링~)

   

95부작이 책 10권 읽는 것보다 빨리 끝날 것 같아서 시작한 중드 삼국지!
당연스럽게도 수퍼스타 제갈량을 연기한 육의가 눈에 들어왔다. 제갈량이야 누가 연기해도 멋있을 불세출의 캐릭터지만 특히 비주얼이 내 상상속 공명과 흡사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기대치는 워낙 높아서 무덤덤하게 보고 있었는데, 문득 젊은 제갈량과 늙은 제갈량 사이에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어머나? 이 배우 재밌네? ...생각한 것이 금사빠의 순간.

그래서 찾아본 육의는.... 제갈량만 멋지지 다른 데서는 정말 정말 정말 평범해 보여서 깜짝. 연기도 정말 정말 정말 수수해서, MSG 무첨가 느낌. 나는 튀는 맛 좋아하는데, 왜 육의에게서 눈을 못 떼고 있담? ㅇ,ㅇ;;

76년생, 올해 41세. 게다가 애아빠. 중국판 아빠어디가2에도 나왔단다. (우와~ 드디어 나도 그런 중국배우를 알게 됐어!)
응? 출발드림팀 한중특집에도 나왔네? 이거... 중국팀 유명한 애들 맞냐고 의심하며 채널 돌렸는데...ㅋㅋ 미안해요.
장나라 한지혜랑도 각각 드라마 찍었고 은근 출연작도 많은데 왜 팬이 적은가 했더니 그 출연작들 상당수가 스토리 안습 or 분량 안습... 그도 아니면 수작인데 어둡 칙칙... 다 아니면 무자막 ㅋㅋㅋㅋㅋㅋㅋ 중맹이 이런 배우를 어떻게 파란 말이야!? 삼국지도 95부작이나 되다 보니 덕질의 허들이 꽤 높은 편이다.

어쩔 수 없이 평소라면 절대 안볼 저화질 or 비취향 드라마를 보거나 능력자 팬들의 편집영상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데....
중맹으로서는 이분, 신삼국 이상의 추천작이 없다.... ㅠㅠ 나머지는 추천에 항상 단서가 붙음. 

얼굴이나 연기는 상당히 여성여성한 느낌의 배운데 (날렵함은 얼굴에만 장착...) 은근 투박해서 겉멋, 개폼, 카리스마 이런 게 없다. 악착스러움 대신 연기에 묘한 느슨함이 있어서 왠지 어려움 없이 살았을 거 같은 인상을 준다. 다른 말로 귀공자 타입? ㅎㅎ 그러다가 가끔씩 나 배우지롱 하는 눈빛을 날릴 때면, 뜻밖에도 코지군이 떠오른다. 코지군이 좀더 또랑또랑하고 에너제틱하지만, 그것만 빼면 외모나 연기 모두 닮은 듯... 눈물 연기가 좋고, 사극 어울리고, 은근 근육질이라 어깨선이 둥근 것도(ㅋㅋㅋ 난 샤프한 걸 원한다고) + 가정적인 것도.
(헉, 이제 보니 육의도 아역 출신... 5세때부터 쭈욱 연기했단다. 아니 이런, 둘이 닮은 이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던 건가!)

  <운중가>의 운가와 유불릉

제갈량 이후 처음으로 취향 저격 당한 건 운중가의 유불릉이었다.
그러니까 아픈 남자 좋아해서 ㅋㅋㅋ 까칠건방 테리우스보다 병약한 안소니의 추종자라 두통 불치병 이런 거에 매우 약하다. 유불릉은 딱 지고지순한데 병약한 안소니 그대로라♡ 보기 전부터 취향일 줄 알았다. 드라마 자체는 좋은 소릴 못 듣기 때문에 유불릉 나오는 데만 봐도 죄책감은 없고, 난 그저 육의의 오리 같던 얼굴이 점점 꽃미남으로 보이고 아련아련한 눈빛에 애틋했던 걸로 충분하닷. 흐흐.

  앗, 조현재다! 했던 <장대>의 주명 
  읭? 송승헌...? 했던 <진시명월>의 갑

위에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영상이 해사하고 상대역 여주가 귀엽다는 것. 무자막, 그리고 출연분량 안습.
육의는 주연급치곤 출연 비중이 꽤나 들쑥날쑥한 편이다. 여러 주연 중 하나던가, 조연인데 막상 남주를 꼽아보면 육의가 그나마 남주인 그런 경우가 종종....ㅋㅋㅋㅋㅋ 분량이 짠내나는 덕분에(?) 자막 달린 편집본을 팬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진시명월의 갑섭은 그냥... 멋있다 ㅋ 무협고수는 언제나 옳지요~ 특히 초반의 깨알같은 개그 디테일과 진연희와의 케미, 그리고 그동안 여리여리했던 느낌을 벗은 강인한 분위기가 멋져~♡ (목소리가 예왕인 건 함정;;) 

영화는 별로 건질 게 없는 듯한데... 이런, 영화 공자에 나왔다네! 나 그거 봤는데~ 안회도 아니고 계손빈을 어떻게 기억하란 말이냐...... ;ㅁ; 기억 안 나!!

폭발력이 강한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 내공이 탄탄하고, 사람을 바라볼 때 진심 어린 선한 느낌이 좋다. 그의 제갈량은 미모나 총명함보다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노년이 더 좋았듯이, 그렇게 차곡차곡 물먹은 습자지 같은 내면연기가 훌륭한 배우. 이제 당신의 찌질한 연기만 보면 내가 팬이 될텐데! 무자막의 벽은 높구나~


...덧)
인터넷에 한글로 육의를 치면 참신하게도 종교적인 내용이 주루룩 뜬다.
영과 육의 세계라니... 생각도 못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