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상열차

조&유 뜨겁거나 뜻뜨미지근

by 와옹 2015. 5. 23.

배용준의 결혼도 무색케 할 뜨거운 감자들. 조현아와 유승준.
그러나 인터넷의 체감반응은 유승준 쪽이 훨씬 뜨겁다. 댓글을 보면 유승준은 매국노 그 자체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시기,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의 휴먼다큐가 방송을 타며 변함 없는 동정론이 잠시 일었다.
안현수는 권력의 피해자고 유승준은 제 잇속만 챙겼기 때문이란다.
유승준은 대한민국 남자들이 목숨 걸고 가는 군대를 간다고 뻥쳐놓고 미국놈 됐기 때문이란다.
그래놓고 제 잇속을 챙기려고 입국쇼를 하는 게 꼴봬기 싫어서란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나라를 발칵 뒤집었던 조현아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잠잠할까. 불공평하게.
이거야말로 최최최근의 일이고 그 인간의 죄는 단 한번의 판단미스가 아닌 평생을 해오다 겨우 드러난 빙산의 일각인데 왜?
그걸
몰라서 묻냐 빙신아? (라고 지금 말한 사람 있어 분명히 있어!?)
당연히~ 안 될 거니까. 익히 학습한(예측한) 대로 나타난 2심 결과에 또 한번 확신했으니까. 답도 없는 일에 흥분해봤자 나만 손해니까. 그러고 속터져 드러누울 시간도 돈도 없으니까! 2심 항로변경 무죄에 집유 떨어진 헤드라인만 보고 나 역시도 눈을 돌려버렸다. 읽어봤자 뻔한 내용. 늘 그렇고 그런 재벌가의 도망 수순. 쳐다도 보기 싫더라.
근데 유승준은 다르다. 입국 거부라는 눈에 보이는 처벌책이 있는데다 병무청이라는 공권력이 민심(?)의 편이다. 그에게 유독 모질고 변함없는 이유는, 유승준 자체를 용서하고 못하는 문제를 넘어 조그만 잘못이라도 책임을 묻고 싶은 국민적 울분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 거기에 우리가 (화를 내고 또 내서) 그 처벌을 집행하는 (현실적으로 전혀 맛볼 수 없는) 쾌감은 덤이고.

그만큼 이 나라는 돈 가진 자만의 천국이니까.
그 천국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박창진 사무장의 500억 미국 고소나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긋지긋해 보일 정도로, 변할 리 없는 대한민국이니까.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정식명칭조차도 자긍심이 아닌 조롱으로 변질될 것만 같은데
권력을 잡고 앉은 건 가진 자들 뿐이니 절대로 달라지지 않아.
이런 깊은 무력감. 
어쩌면 최근 화제였던 엽기동시-학원 가기 싫어 엄마를 씹어먹겠다는-를 쓴 초등생 마음이 이 나라를 대하는 서민의 마음과 똑같은 건 아닐까. 국민 하나하나가 시를 쓴다면, 그 엽기동시랑 판박이 나오는 거 아냐?...라는 불길한 예감. 
이 나라의 모든 을병정들... 이제는 갑이 될 가능성도 차단된 을병정들이 유승준을 뭇매맞히며 외치고 있는 건 아닐까.

상식적으로
법대로
원칙대로 해! 라고...


※ 근데... 난 유승준 입국 거부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도 그의 대처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사과를 어쩜... 저렇게 못하니... 이건 당당한 것도 아니고 납작 엎드린 것도 아니고. 억울하다면 차라리 제대로 한판 뜨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