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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꿈의 유통기한

by 와옹 2014. 10. 24.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생각한다. 
흔히 꿈을 이뤘다고 하면 그것으로 먹고 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먹고 살만큼 주위로부터 인정받는 것. 시험에 붙고 고액 연봉을 받고 어떤 무대에 서고 목표한 무엇을 성취해내는 것들이 요즘의 꿈이란 것들이다. 
근근히 먹고 사는 사람이 에베레스트를 올랐다던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꿈으로 치지도 않는 것 같다. 순수한 열망이나 소망, 호기는 꿈의 첫단계일 뿐, 요즘 말하는 꿈은 피나게 노력하고 고통을 참아가며 얻은 직업에 가깝다. 꿈을 좇되 워커홀릭은 싫어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세상이 무한경쟁에 돌입하면서 워커홀릭과 꿈을 이룬 사람의 경계가 (사실은 있는데 겉모양만을 보고 판단하다 보니) 모호해져 이제는 저마다 워커홀릭이 되겠다고 혹은 워커홀릭이 꿈의 전제조건쯤 되는 걸로 생각한다. 

거기 어디에 행복이 있는 걸까?
오늘을 열심히 살자는 다짐 속에는 안타깝게도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행복의 자리가 없다.
마치 온 사회가 거대한 고3 덩어리가 된 것처럼, 여유도 즐거움도 연애도 대학 간 뒤에, 지금의 고통이 훗날의 기쁨과 자유로 돌아오리니~ 라며 꾹꾹 눌러담고 미뤄두다 행복을 점점 잊는다.
거기 어디에 꿈이 있는 걸까?
꿈이란 본디 좋고 설레는 것인데. 힘들어도 힘든 걸 모른 채 신나는 건데. 
꿈이 직업이 되면 행복하지만은 않아. 직업은 그런 거야. 
.... 그러니까 지금 직업 얘기가 아닌데. 꿈 얘기하는 건데. 

중국의 이안 감독은 6년간 돈 한푼 안 벌고 아내의 뒷바라지 속에 대본만 썼다고 한다. 그러나 (비정상회담 출연자들이 그랬듯이) 그런 사람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 견해다. 어느새 우리는 돈을 벌지 않으면 꿈이 아닌 취미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워커홀릭은 성공을 가져다줄진 몰라도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한다. 행복은 지금 하면서 느껴야하고 그래야 꿈 아닐까. 

꿈을 이룬다, 라는 말이 잘못된 것 같다. 
꿈을 이루며 산다. 
이렇게 바꿔 말하면 어떨까? 
바꿔 말한다고 해서 그 안에 '돈벌이'라는 개념이 지워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빵굽는 타자기란 말을 싫어한다. 생계를 위한 글은 내 꿈이 아니다. 나에겐 아니었다. 물론 유명해지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지만 그걸 위한 글쓰기는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내 나름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이야기가 사랑받았으면 했다. 다만 나는 글쓰기 외에 하루종일 해도 좋은 일이 달리 없었고 그래서 그걸로 돈도 벌어야 됐을 뿐이다. 꿈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돈을 얻은 거였다. 그래놓고 돈을 벌고 싶어서 돈이 되는 장르를 하겠다고 나섰다. 직업으로서의 글쓰기가 쥐약인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딜레마로구나.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가족과 친구들과 만끽하며 살지.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