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가 낚시급... 이런 분위기 아니자나ㅋㅋ
요즘...이라고 하기엔 엊그제까지 안봤던 드라마라 뭐하긴 한데,
하여간 요 이틀 사이 푹 빠진 드라마가 <킬미 힐미>다.
사실 지성에 대한 기대감도 항상 고만고만했고 황정음은 종종 비호감이고
하이드 지킬 나의 표절 논란에 7개나 되는 인격은 이 드라마를 거부하기 충분한 요소였다.
게다가, 중간에 침투하긴 좀 어려운 드라마이기도 하고! (전개를 못 따라간다기보다 매력을 느끼기에 중간유입은 좀 그래)
근데 이 드라마 딱 내 취향인 거지.
내가 상상한 스토리를 내 상상보다 더 재밌게 풀었으니 난 정말 납작 엎드림.
게다가 지성과 황정음의 이 기대 이상의 호연이라니!
지성앓이하는 사람이 주변에도 있는데 정말이지 배우로서의 위상이 달라질 듯하다, 이 작품으로.
근데 외모가 종종 이병헌으로 보이는 건 뭘까요....ㅎㅎ 골격구조가 비슷한 듯?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나도 첨엔 부정적 입장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웹툰 자체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에 크게 빚지고 있는데다(그리스로마신화에 표절 논란이 우습듯이)
내용을 보니 지킬보다도 <빌리 밀리건>에 빚지고 있는 드라마잖아, 킬미힐미는!
어릴 때 읽은 24중 인격에 대한 실화소설 빌리 밀리건이 너무 인상 깊어서 킬미힐미의 7개 인격이나 아동학대로 인한 분열은 새롭지 않았다. 문제는 이걸 영상으로 옮길 때 얼마나 생생한 캐릭터를 만드느냐와 그걸 얼마나 현실감 있게 연기하느냐일 텐데, 진수완 작가와 지성이 그 역할을 너무 잘해주고 있는 거지!
대본과 지성&황정음의 연기 모두, 진지함과 코믹 로맨스와 코미디를 너무 잘 넘나들어서 나 여기에 백퍼 만족!
지성은 진짜... 역에 비해 늙은 거 빼곤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ㅠㅠb
조연들의 연기가 곳곳에서 아쉬운데, 최원영♡이나 김영애 같은 배우가 중심을 잡아줘서 헐거운 배우들을 끌고 가는 듯.
또 이야기 자체가 7개의 인격 위주로 돌아가니 조연들이 다소 약해도 괜찮았다.
지성의 원맨쇼가 되지 않는 건 분명히 대본과 연출의 힘!
경쟁작인 <하이드 지킬, 나>와 비교해보면 사실 이야기의 구조, 캐릭터의 설정, 재미있는 포인트가 비슷할 수밖에 없는데 (심지어 황정음과 한지민도 때때로 얼굴이 비슷ㅋㅋ) <킬미 힐미>가 7개를 저렇게 잘 버무리면 <하이드..>가 아무리 선전해도 뒤처질 것 같애. 그 와중에 하이드는 대본이 망...............ㅜㅜ 패러디를 그렇게 쓰다니... 아니쟈나 안되쟈나... 우리애 대사할 때 나 정말 표정 썩음. 연기도 잘 나올 수가 없겠지만, 그걸 감안해도 두 주연은 실망스런 연기인 듯...
뭐, 그 드라마는 정주행 안했으니까 비판은 불가하고, 안타까운 점은 하이드에서 재밌다고 느낀 부분이 자기 자신이 사랑의 라이벌이란 점이었는데 그게 킬미에선 진작부터 더 뚜렷하게 그려진다는 거... 하이드가 반등하기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진수완 작가의 전작들(경성스캔들, 해품달)을 떠올려보면, 킬미힐미도 비슷한 극적 재미를 따른다. 기억상실이든 다중인격이든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고 상대를 위해 마음을 눌러야하는 사랑이 나오고 등등... 하지만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밀도감이 높아서 반복이나 답습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12회까지 균일한 퀄리티를 보이는 대본이 압권. 이대로 무사히 20부를 완주한다면 쌍엄지 치켜세워 마땅한 작품. 오늘부터 수목 본방사수요~~ 신난다 히히.
강추욥.
(*13회부터 퀄리티가 흔들리는 느낌은 기우이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