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커티스 역), 송강호(남궁민수 역), 틸다 스윈튼(메이슨 총리 역), 고아성(요나 역), 에드 해리스(윌포드 역) 등등등
한마디로... : 꼬리칸에서 머리칸으로 가는 사투.
드디어, 이제야 봤다!
우울해서 영 보기 싫었는데 왠일인지 볼 마음이 들기에 냉큼 봐버렸다.
"보고 나니 고아성이 짱"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콱 와닿네. ^^
요나Yona의 한국 이름은 연아일까? 괜한 게 궁금.
영화는 힘이 있고, 잔인하고, 딱 봐도 잘 만들었고 주제도 묵직하나, 무덤덤했다.
그리고 그게 참 아쉬웠다. 세계의 축소판을 그려내는 거대 담론 영화들이 감동을 밀어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도 그런 편. 봉준호다운 인간미와 휴머니티가 분명히 있지만 그게 돋보이기엔 영화속 현실이 너무나 끔찍하다. 영화속 세계가 감독이 낼 수 있는 인간미를 압도하는 크기였던 것 같다. 하긴, 이런 세기말 이야기에서 끔찍함 없이 뭔 리얼리티가 있겠으며 그 끔찍함을 보듬고 압도할 성스러움이 또 뭐가 있겠는가. 완벽한 허무나 절망으로 끝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
결국 감독이나 관객이나 꼬리칸과 머리칸을 두루 경험한 사람은 없을 테니(제아무리 입지전적 인물이라도),
그 어느 칸에서 전체를 상상하는 결과물은 이 정도일 수밖에 없겠단 생각이 든다.
얼마나 재미있고 의미있는지를 떠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시도 자체가 중요한 영화 같다.
안정을 위해 부당함을 참으며 제 자리를 지켜야 할 것인가, 발전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희생을 치르는 대의와 정의의 선(線)은 어디까지인가? 송강호가 열고자 했던 진정한 '삶'으로 가는 문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열어야 할까...?
인생의 가치와 체제에 대한 성찰. 영화를 본 개개인의 몫이 더 중요한 그런 영화.
그래도 난 한국말 나올 때만 재밌었다는 건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