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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할아버지는 25세(おじいちゃんは25歲-2010년/8부작)

by 와옹 2014. 3. 25.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이야기에 약간의 추억이 있다. 프리즈너 였던가... 일본 만화에서도 냉동된 옛사람(할머니?)이 현대에 깨어나고, 멜깁슨이 나왔던 영화 중에도 냉동인간 이야기가 있었으니 꽤나 익숙한 스토리다. 그런만큼 나에겐 기대감 제로인, 잘해야 본전인 소재이기도 한. 

그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니 거들떠도 안 봤는데,
어디서 잔잔하니 좋다는 글을 읽고 -게다가 편당 25분!- 찾아서 봤다. 

46년간 얼었다 깨어난 25세 아버지가 52세 아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기대감 없다. 25세 아버지는 후지와라 타츠야, 52세 아들은 타카하시 카츠미. 
.....기대감 역시 없다... 근데, 이 극의 매력은 단연코 이 둘이었다!
개인적으로 후지와라군 캐릭터 중에 최고로 꼽고 싶다! 역시, 어릴 때부터 연극한 아이에겐 애늙은이가 딱인가. ㅋㅋ (그럼 더 애기 때 시작한 코지군은 뭔데..)

아니 정말로, 할아버지의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려. 젊은이인데 '옛스러운' 25세 아버지 캐릭터가 약간 오버하는 듯한 그의 연기와 만나니 제 옷처럼 딱 맞는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주인공만 제대로 잡히면 게임 끝인 드라마. '젊은' 아버지 '옛날' 남자가 주는 충돌과 아이러니, 동경과 향수가 캐릭터로 다 표현되니 말이다. 게다가 좀 지나치게 평면적이긴 해도 아이 적에 머문 52세 아들을 연기한 타카하시 카츠미 씨의 연기도 적절했고. 젊은 아버지가 자기보다 인생을 두배나 더 산 아들을 어려워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젊지만 뚜렷한 아버지'관'을 갖고 아들을 대하는 모습까지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감정선에 집중 안하는 연출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선만은 적절했으니. (잘 쓴 거지... 찾아보니 이런 짧은 드라마에 작가 이름이 셋이나... 우왕.)

스토리는 정말 과하지 않게, 극성이 강하진 않지만 있을 법하게, 뻔하게 갈 것 같지만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손자 손녀 며느리의 문제까지 파고들게 되는 뻔한 흐름이 거부감 없이 적절하게 표현되었고, 
어색하기만 했던 부자의 재회와, 진짜 부자지간이 되어가는 모습이 참 훈훈하게 그려진 드라마다. 

일본식 일일드라마 분위기로, 쿠도칸의 <나는 주부로소이다>와도 비슷한 톤. 
뜻밖에 괜찮았던, 엄마미소 지어지는 드라마. 판타지는 설정뿐이고 제법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저런 아버지가 있으면 참 좋겠지...싶은 향수도 건드리는, 8부작 드라마, 가볍게 보기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