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니 거들떠도 안 봤는데,
어디서 잔잔하니 좋다는 글을 읽고 -게다가 편당 25분!- 찾아서 봤다.
46년간 얼었다 깨어난 25세 아버지가 52세 아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기대감 없다. 25세 아버지는 후지와라 타츠야, 52세 아들은 타카하시 카츠미.
.....기대감 역시 없다... 근데, 이 극의 매력은 단연코 이 둘이었다!
개인적으로 후지와라군 캐릭터 중에 최고로 꼽고 싶다! 역시, 어릴 때부터 연극한 아이에겐 애늙은이가 딱인가. ㅋㅋ (그럼 더 애기 때 시작한 코지군은 뭔데..)
아니 정말로, 할아버지의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려. 젊은이인데 '옛스러운' 25세 아버지 캐릭터가 약간 오버하는 듯한 그의 연기와 만나니 제 옷처럼 딱 맞는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주인공만 제대로 잡히면 게임 끝인 드라마. '젊은' 아버지 '옛날' 남자가 주는 충돌과 아이러니, 동경과 향수가 캐릭터로 다 표현되니 말이다. 게다가 좀 지나치게 평면적이긴 해도 아이 적에 머문 52세 아들을 연기한 타카하시 카츠미 씨의 연기도 적절했고. 젊은 아버지가 자기보다 인생을 두배나 더 산 아들을 어려워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젊지만 뚜렷한 아버지'관'을 갖고 아들을 대하는 모습까지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감정선에 집중 안하는 연출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선만은 적절했으니. (잘 쓴 거지... 찾아보니 이런 짧은 드라마에 작가 이름이 셋이나... 우왕.)
스토리는 정말 과하지 않게, 극성이 강하진 않지만 있을 법하게, 뻔하게 갈 것 같지만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손자 손녀 며느리의 문제까지 파고들게 되는 뻔한 흐름이 거부감 없이 적절하게 표현되었고,
어색하기만 했던 부자의 재회와, 진짜 부자지간이 되어가는 모습이 참 훈훈하게 그려진 드라마다.
일본식 일일드라마 분위기로, 쿠도칸의 <나는 주부로소이다>와도 비슷한 톤.
뜻밖에 괜찮았던, 엄마미소 지어지는 드라마. 판타지는 설정뿐이고 제법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저런 아버지가 있으면 참 좋겠지...싶은 향수도 건드리는, 8부작 드라마, 가볍게 보기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