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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1분기 일드 몇 가지

by 와옹 2014. 2. 2.

오랜만에 일드를 보며 놀았다. 언제나 그렇듯 관심인물 출연작으로 시작해... 호평작으로 넘어가기. 
딱 꽂히는 작품은 없지만 그럭저럭 챙겨볼 만한 드라마들이 있는 듯.
그동안 본 것 몇편.


<실연 쇼콜라티에> 3화까지 봄. -->도중하차
마츠준, 이시하라 사토미의 게츠구(월9). 
게츠구 드라마도 그렇지만 아라시 출연작도 평타 수준이던 근래에, 1화가 정말 재밌다는 글을 보고 제일 먼저 본 작품.
그치만... 팬들의 말은 믿으면 안 돼... 나는 냉정한 팬이니깐 흑흑. 

나쁘지는 않다. 천연인지 마녀인지 모를 여주인공을 나쁜 남자가 되어 사로잡으려는 일편단심 순진남의 이야기로, 사랑의 작대기가 마구 엇갈리는 짝사랑물(?)이다. 주된 스토리는 남주의 망상과 현실, 그리고 주변인들의 짝사랑. 배우들의 매력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드라마인데, 음... 그게 쫌 그렇다. 마츠준의 깨방정 연기가 겉돌아... 차가운 척은 그리도 잘 어울리는데. 이젠 풋풋한 나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잘 맞는 역이란 생각은 안 드네. 주변의 짝사랑 군단들도 화제의 배우들이건만 눈길을 끄는 매력이 없다. 니노랑 <플래티나 데이터>에 나왔던 미즈하라 키코(재일교포랑 미국인 혼혈이래! 으엥?)가 뜻밖에 사랑스럽지만. 요즘 일드는 이런 떼거리 출연진을 선호하는 것 같던데 늘 재미는 없었던 기억이... -_- 왜 주인공에게 집중하지 않는 거냐며... 원작 만화가 그런 거라고 도망갈 생각 마! 
그래도 중반까지는 두고 볼 듯.


<후쿠이에 경부보의 인사> 1화 봄. -->도중하차
내 사랑(입에 침이나 바르고...) 고로짱의 출연 비중은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만, 1화를 보고 실망한 작품.
전체적인 완성도는 평균이거나 그 이상이지만, 후쿠이에(단 레이)의 원맨쇼 같은 추리물인데 후쿠이에 캐릭터가 너무 식상해...
일드 특유의 무표정한 여주인공 라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이보우의 스기시타 우쿄에 비교하는 것은 황송한 이야기고, 오히려 <유류수사>의 여자 버전 같다. 

추리 라인은 '사소한 것에 신경쓰는'(이래서 우쿄상과 비교되는 것이겠지만) 후쿠이에가 정말 사소한 것으로 범인의 발목을 잡는 형식으로, 아아~ 이런 거 차고 넘쳤잖아?(요즘 일드 추리물의 대세-것도 한풀 꺾인-가 이런 류 아닌감?) 아무리 치밀해도 어지간해서는 만족감을 주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아이보우>처럼 냉철하기가 어디 쉽나.

이 드라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고로짱의 캐릭터였는데, 이런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모를 연기라니 ㅋㅋ 
고로짱은 뭘 해도 늘 비슷한데, 나날이 발전하는 묘한 원숙함이 있다.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랄까? 강렬함은 없을지 몰라도 맛깔스럽다. 이 드라마를 계속 본다면 분명히 고로짱 때문이다. 근데, 너무 쪼끔 나와서 아마 안 볼 것 같.....ㅠ.ㅠ 드라마가 조금만 더 신선하거나 조금만 더 완성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디까지나 1화의 감상이지만.


<긴급취조실> 3화까지 봄 -->다 보고 열폭. 아래에 쓴 장점들도 죄 사라진 막판.
아마미 유키 주연에 이노우에 유미코 극본. 오리지널 각본이라고 해도 수없이 반복된 아마미의 캐릭터와 익숙한 사건진행을 그대로 따르는 전형적인 수사물이다. 씩씩한데 사연이 있는 여형사와 새로운 수사팀, 여형사의 과거가 회를 거듭하며 밝혀지고 어쩌구....
후쿠이에~처럼 식상할 정도로 전형적인 일드 수사물인데, 썩어도 준치라는 느낌이다.
더 이상 통하겠나 싶은 아마미의 캐릭터는 아직 유효하구나. 그 정도 박력과 인간미를 어필하는 여배우는 흔치 않으니까. 오히려 연기력은 <보스> 때보다 더 좋아졌다. (보스 시절이 대중을 더 사로잡을만한 캐릭터였지만) 좀더 깊어졌다. 많이는 아니고 힘주는 대사에서 조금... 설득의 클라이막스가 항상 신파조인데 그걸 질질 짜지 않고 박력있게 던지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다. 같은 걸 보고도 갑자기 왜 우냐고 허걱하는 반응이 많은 것 같지만 ㅋㅋㅋ... 난 좋던데.
이노우에 유미코의 각본도 썩어도 준치, 뭐라 해도 평타는 친다. 재미가 있든 없든 허투루 쓰진 않는 느낌. 충실함이 있다.

다만 쟁쟁한 장년층 배우를 수사팀원으로 모셔놓고 그다지 개성을 부여하지 못하는 건 아쉽다. 하야미 모코미치의 역할도 3화까지 특별한 게 없어서 의아하고... 갠적으로는 동글동글 귀여운 아저씨 다나카 테츠지가 제법 비중 있게 나와서 좋다. 후후. 보스로 치면 다케노우치 유타카 역할. 근데 이런-주인공의 비밀을 아는 팀장님-캐릭은 주인공과 러브라인은커녕 뭔일 당하기 십상이던데... (다케노우치 정도의 배우가 아니면 말야...ㅠ.ㅠ)
여하튼, 3화까지 본 바로는 <보스>의 재탕 같고 미드 <클로저>의 모방 같지만 나름의 흡인력이 있어서 챙겨보기로~.


<내가 싫어하는 탐정> 2화까지 봄. -->보류
고리키 아야메와 타마키 히로시 주연. 원작소설이 <수수께끼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그 작가 작품이라는 듯.
주연의 조합에서 기대치가 낮았는데, 뜻밖에 재미난 드라마였다!
아아, 치아키 센빠이의 향기가 그리운 이들은 이 드라마를 볼지니...
타마키 히로시의 대단히 유능한데 뭔가 우스운 탐정 연기는 일품. 연출의 힘일 수도 있는데(실제로 이 연출가 병맛의 대가라고-용사 요시히코 시리즈, 어린이 경찰, 33분 탐정 등) 타마키의 캐릭터가 요상한 개그톤을 안정감 있게 잡아준다. 고리키 아야메도 노다메 만큼 해줬으면 대박이었을 텐데... 그냥 가끔 앵무새 표정을 보여주는 것에 만족. 캐릭터 자체는 노다메 만큼 재미있는데...
여하튼, 이 드라마 뜻밖에 챙겨볼 드라마~! 
1화나 2화로 끊어지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라 꼭 봐야겠다는 열망은 들지 않지만, 알차다, 알찬 코믹 추리물.


<밤의 선생님> 3화까지 봄. -->꾸역꾸역 보다말다
작가의 전작이 괜찮아서 혹시나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식상한 소재는 식상의 길을 걷는구나.
23년 연속주연이라는 미즈키 아리사의 연기는 뭔가 듬직한데, 그게 참 매력적이지가 않다. 코미디를 표방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휴먼드라마가 된 것은 역시나 주인공의 캐릭터가 식상해서일 터. 연출이나 각본도 중심을 못잡은 것 같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학생들이라는 떼거리 출연진도 각자의 매력 어필에 실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단 한명의 출연자 때문이니... 대단한 코지군, 1화에선 말 한마디가 없엌ㅋㅋㅋㅋㅋ 그러더니 2화에선 미친 개그 캐릭으로 불쑥 치고 나오더니(그게 애드립이었대...ㅇㅁㅇ) 3화에선 또 무게 잡고.... 4화 예고편을 보니 정체가(주먹세계 인물?) 조금 드러나는 듯한데...! 아악, 드라마는 아무래도 좋으니 많이만 나와다오!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가 각본을 담당한 <수수께끼의 전학생>도 1-3화를 보았다. -->보류
평행우주를 다룬 이야기인데 원작소설이 60년대에 나왔대! 일본에선 유명한 소설로 여러번 실사화되었던 작품이란다.
싼티작렬 CG가 조악한 드라마 삘을 내는데 나는 워낙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흥미로웠다. 이와이 슌지가 SF? 라는 의구심은 독특한 지점을 형성하는데, 이게 쫌 묘한.. 하여간 비주류풍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여섯번째 사요코>와 닮은 느낌. 느슨하고 일상적인데 장르물의 분위기를 가끔씩 내는.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대사는 "그런가. 이 세계에는 쇼팽의 빗방울전주곡이 없는 건가..."하는 대목. 쇼팽이 왜 없어, 있는데 왜 없다 그래? 왜 쇼팽을 몰라? 이 세계조차도 우리 사는 세계가 아니라는 복선인가 싶어 쫄깃~. 후후후.
다른 우주에서 온 전학생 역의 혼고 카나타는 연기가 뭔가 어색한데 뭔지 모르게 빠져들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쪼꼼 유치해도 이런 SF 취향에 맞으니~) 기대해 보겠음.


안 본 것 중에 <S최후의 경관>이 호평이던데, 이건 영 안 땡겨서 어떨지... 이누도 잇신이 참여한 <다크 시스템 사랑의 왕좌 결정전>, 개인적 이유로 소재에 관심이 가는 <로스트 데이즈>는 한번씩 볼 예정이고, 야마다 다카유키 주연 <사채꾼 우시지마 2>는 아껴뒀다 몰아서볼까 함. ㅎㅎ (야마다 다카유키와 후지와라 타츠야가 우리나라 영화 <초능력자>를 리메이크한 <몬스터즈>에 나온다는데, 이것도 기대된다. 일본판이 더 나을 것 같은 영화라고 다들 입을 모으는 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