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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작년부터 넘버링 44. 위대한 밀로크로제

by 와옹 2014. 2. 3.

2011년 / 90분
일본

각본감독  이시바시 요시마사
출연  야마다 다카유키(오브레넬리 브레넬리갸/쿠마가이 베송/타몬 역), 마이코(위대한 밀로크로제 역), 이시바시 안나(유리 역) 등


욕하려고 인내하면서 본 영화가 얼마만이던가.
이걸 국내개봉하겠다고 가져온 사람의 용기가 가상하다. 이게 팔릴 리가 없잖아.

내가 종종 골라 보는 야마다 다카유키와 후지와라 타츠야의 영화는, 이렇게 종종 나를 배반한다. 골라 보는 배우지만 결코 믿고 볼 수 없는 이 슬픔!!! <푸콘가족> 감독이라고 했을 때 관뒀어야 하나. 보다보다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무시된 영화는 처음일세. 스토리 말고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영상이나 음악이나 관념 등등등. 그러나 이 영화는 재미를 논할 재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영화는 작정하고 모든 장르를 영상화하려고 한 것 같다. <푸콘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동화 같은 도입부(오브레넬리 브레넬리갸 이야기)에 싸구려 70년대풍의 쿠마가이 베송 에피소드를 지나 사무라이활극 타몬의 이야기로, 정말 아무 접점 없이(자동차사고 따위를 접점이라고 할 테냐?-"-+) 나열되니까. 타몬의 에피소드에 해당될 '목숨 건 사랑을 찾아 시공간을 넘나드는 남자...'라는 설명은 뻘소리고, 그저 배경이 이유 없이 바뀔 뿐이다. 현대의 꽃집이 나오다 느와르풍을 거쳐 4년 후엔 사무라이 활극이 되는 식. 심지어는 현대의 자동차가 사무라이를 치고 지나간다. 이거, <은혼> 아니야? 시대가 뒤섞인 애니라고 들었는데...-_- 연애 상담하다가 정체불명의 댄스로 돌입하는 부분은 인도 영화 패러디인가 싶고, 남녀가 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장면은 천장지구냐 싶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이며 칭찬을 받는 듯한 5분간의 슬로우 칼부림 씬은 언뜻 <올드보이>의 일렬돌파 (장도리였나?) 액션과 <300>의 살육씬을 떠오르게 하니.... 전반적으로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인상적인 어떤 장면들을 자기 스타일로 바꾼 느낌이다. 

그러니까, 특색으로 내세울만한 영상조차도 불만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거! 
스토리는 뚝뚝 끊겨, 영상미는 무언가의 아류 같아, 드라마가 없으니 연기력 볼 지점도 없어. 대체 뭐 어쩌라고... 
아마 만족스레 본 관객들은 3분요리처럼 짧게 끊기는 병맛 개그나 다채로운 장면 변환에 재미를 느꼈겠지만, 

그 모든 걸 감안해도 내 오랜만의 별점은 이거다... 
★☆ (별 반 개는 고심 끝에 인심 썼다...)

총평. 이걸 보느니 저 위에 언급된 영화들을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