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출연 람베르토 마지오라니(아버지 역), 엔조 스타이오라(아들 역) 외
아아... 답답해!
감정이입이 지나쳐서 중간에 도망치고 싶을만큼 답답했던 영화 <자전거 도둑>.
명작으로 회자되는 이 작품을 드디어 봤다. 한시간 반 앗싸~하고 손쉽게 틀었다가 5분 지점부터 답답~해지더니(제목이 '자전거 도둑'이니까 자전거가 생긴 순간 조마조마) 2/3 지점까지 명치 끝이 걸린 것 같이 힘들었던 영화. 마지막 1/3은 그래도 몰아치는 맛이 있었는데 내용은 더욱 답답해지는... 내가 굉장히 싫어할 류의 영화지만 싫어할 수 없는 게, 감독의 시각이 그래도 따뜻하다. 답답하리만치 악순환되는 서민의 삶은 원점도 아닌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절망적인 모습이지만, 마치 <라쇼몽>에서 강보에 싸인 아기가 혼란 속의 희망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아빠를 눈물로 부르는 꼬마 아이의 존재가 마지막 보루처럼 다가온다. 아무리 억울하고 힘들어도 아이에게 부끄러운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그 온건한 메시지가 냉정한 사회고발이나 블랙코미디로 갈 수도 있었을 이야기를 가슴 짠한 결말로 이끈다. 차마 아들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걷는 아버지의 손을 아들이 부여잡는 마지막 씬은 내내 찌푸렸던 눈가에서 눈물이 날 뻔한 명장면... 그때 아버지가 흘리는 눈물은 세상에 대한 답답한 원망이면서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이면서, 또 아주 조금은 다행스런 안도가 아니었을까. 바닥을 쳤지만 튕겨져 올라온 안도. 내겐 그렇게 보였다. 그러니까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라스트씬이고, 그 한 컷을 위해서 충분히 인내하고 볼 가치가 있었다.....
서글프단 말로는 부족한, 가난하고 희망 없는 삶의 모습이 너무나 리얼해서
공감이 돼서 가슴 아프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