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 126분
홍콩
각본감독 왕정
출연 주윤발, 유덕화, 왕조현, 장민
아이고 재밌어. 역시 옛날 홍콩영화는 종합선물세트같은 재미를 주네. ^^
그 옛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지존무상도 본 것 같은데 두 개가 머릿속에서 짬뽕돼 굵은 뼈대 외에는 전부 기억에서 사라졌던 영화 <도신-정전자>. 정전자가 국내 개봉 제목이고 원제가 도신인 듯.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윤발의 바보 연기가 너무 귀엽다. 유덕화는 까불까불 촌스러울 때고 왕조현, 장민은 최고의 미모 시절.
사고로 기억을 잃은 도박의 신 고진(주윤발)이 유덕화에게 얹혀 살며 도박본능을 발휘하다가 배신자의 음모에 휘말려 다시 도신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 러닝타임이 2시간이 넘는데 이제 보니 옛날 홍콩영화는 인도영화랑 닮았구나 싶은게, 불필요한 잔재미를 위해 한쪽은 아기자기한 액션을 한쪽은 춤과 노래를 잔뜩 넣는다. 물론 재미있으니까 괜찮지만. ^^
부자의 상징이었던 벽돌 만한 핸드폰도 나오고 손으로 그린 영화간판도 나오고, 영화에 담긴 그 시절의 모습들이 꽤나 정겹다.
하여간 이 영화를 보면 주윤발이 왜 그렇게 대인기였는지 알 수 있다. 영웅본색, 첩혈쌍웅도 그렇지만 진지한 카리스마와 장난끼가 아주 자웅을 겨룬다. (지금껏 내가 일본의 카리스마 꽃미남 배우들에게 심드렁했던 건 분명 이 홍콩스타들의 뻥튀기 백배 카리스마에 익숙해서일 꺼야~) 폼을 잡으려면 이 정도는 잡아줘야지.... ㅋㅋㅋ
지금 봐도 너무 재미있는 오락 영화. 대충대충 넘어가는 부분들도 그저 즐겁다.
내 인생의 한때를 장식했던 홍콩영화... 장국영파 주윤발파 중에서 난 주윤발파였음. 후훗. 우리 오빠랑 넘 닮았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