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었거나 손댄 책.
<출발점>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담집.
두껍고, 중구난방의 대화(본인이 쓴 글도 있다지만) 모음에, 비싸다.
최근엔 소설이든 뭐든
영민한 머리와 수집력으로 명쾌하게 구조를 풀어낸 책과 (마치 정답을 알려주는 왕도 같은 책..)
우직하게 마음을 담은 책을 번갈아 읽는 것 같다.
내가 끝없이 해답을 찾고 있어서인 듯..
이 책은 후자다. 우직하고 솔직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는 아직 읽지도 못했고 생각보다 재미도 없는데 그냥 좋다.
처음 몇장을 읽어도 생각이 좋은 분이구나 느껴지고 왜 거장인지 알겠다. 느긋하게 천천히 읽는 중.
<작가수업> 도로시아 브랜디의 작가지침서? 조언서? 하여간 작법서는 아니다. 1930년대에 나온 책인데 지금 읽어도 고리타분하긴커녕 오히려 신선하다. 본질을 말한다는 것이 이런 건가 보다. 충심의 조언. 뭐 그런 책. 곁에 두고 종종 꺼내 읽을 생각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소설보다 드라마로 더 많이 봤다. 소설을 접하면 뜻밖에 쉽게 읽히고 문장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놀란다. 스티븐 킹도 그랬다. 문체가 좀 쉬워서 경박한 느낌이 있다. 그런데 둘 다 인간을 아는 느낌이다... 한쪽은 섬뜩하게, 한쪽은 따뜻하게.
이 작가는 특히 사소하고 단순한 감동을 아는 것 같아... 초반부가 다소 진부한데 읽다 보면 진부함 속에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다. 후반부엔 특유의 (일본소설 특유의,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이리저리 짜맞추기가 반전처럼 짠!하고 나오는데 뭐어... 그냥 그랬다. ㅋㅋㅋ. 퍼즐의 묘미조차도 따뜻한 시각을 느끼게 할 뿐, 추리소설급의 쾌감을 기대하면 노노노~. 어쨌든 쉽고, 재미있고,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은 소설.
<기획의 정석> '공모전 23관왕' 박신영의 책.
생활의 정리도 필요하지만(그래서 <정리의 마법>이란 책도 샀지...좋은 책이당.ㅎㅎ)
머릿속의 정리도 필요한 사람이라 덥석! 이 책을 샀다.
막상 사놓고 보니 후딱 읽고 팔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으나...... 엄멈머... 이거 꽤 괜찮다?
당장 해결해야 할 아이템이 있다면 유용하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이 늘 그렇듯- 교양 차원으로 읽으면 뭔소린가 싶을 듯. 기획서 쓰는 법 같은 건 안 나온다. 기획 원리나 접근법을 이런저런 실례를 들어 쉽게 설명할 뿐. 하여간 내겐 유용했다.
요즘 읽는 책들이 다 좋은 기운을 전해준다.
<작가수업>이나 <기획의 정석> 같은 책은 사실 얼마든지 읽고 치울 수도 있는데, 읽고 있으면 전해지는 좋은 기운 때문에 (한마디로 용기를 북돋워줘요 ㅎㅎ) 곁에 두기로 했다. 두 책의 공통점은 대개의 실용서(작법서)가 이러면 안돼, 그러니까 맨날 이꼴인 거야...류의 메시지를 주는 것과 달리 "이러면 돼! 안되는 게 어딨어?"라는 긍정 기반의 메시지를 준다는 것. 읽고 있으면 뇌가 호기심을 보이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책은 땡길 때 읽으시라! 그래야 도움이 된다.
그리고... 덤으로 받은 이 책. <십이야>.
알라딘에서 작년에 13주년 사은품으로 펴낸 <13X2>의 후속작! 14주년 기념 사은품이다.
작년의 책이 너무 좋아서, 실제로 래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거기서 처음 읽었다! ㅠㅠ, 올해도 나온다면 꼭 사리라 했던! 그래서 선착순 마감 뜨자마자 사은품 받으려고 책을 주문하게 만든... 바로 그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출판사별로 책의 일부를 소개해 홍보하는 느낌도 살짝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단편소설을 맛볼 수 있다는 건 참 좋다! 내년에도 해주길 바라며~ 흐뭇흐뭇하다.
그 외에 관심 갖고 손대는 책은 김보영의 SF와 스티븐킹의 소설,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질문이 답을 바꾼다>, <고포인트>. 요코야마 히데오의 <64>와 데이비드 고든의 <시리얼리스트>, 정유정의 <7년의 밤>도 어서 읽고 싶다. 아아, 볼 영화도 많고~~~ 꺄하하! 좋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