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면 관련 다큐를 보는게 훨씬 감동적이고 재밌잖아!
근데 어제 이상하게 이 책이 막 사고 싶은 거다. 김경호 팬도 아닌데...
그리하여 어제 사서 어제 다 읽었다. 것두 머리가 아픈 와중에.
화보따윈 필요없다구요~했던 김경호의 사진들도 뒤로 갈수록 효과만점이었고.
참... 내가 알던 김경호와는 많이 다른 인생을 살았구나. 참 지지리 복도 없다 싶은 삶이더라.
김경호가 떠오르던 시절을 기억한다. 준비된 신인, 엄청난 물건이 나왔다던 그에 대한 첫기억이 2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고생은 기본으로 깔고) 모차르트 같은 천재과라고 생각했다. 최근의 나가수 무대를 보고는 감동하고 열광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저 처절한 노래는 좀 부담스럽다고 손쉽게 내 취향은 아니야,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역시 대가 없는 감동은 없는 거구나 싶다.
멈추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니, 이걸 누가 모르나.
그런데도 이 뻔한 제목의 책을 사고 싶었던 건 최근 보여준 김경호의 행보에서 뭔가 그 이상이 있다는 예감을 받았기 때문일 거다. 이 책은 전문작가의 터치가 너무 느껴지는 유려함이 아쉬울 뿐(김경호 씨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본인 삶을 이렇게 잘 구성하기는 너무나 어렵다고!), 꿈을 찾아 헤매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을 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병만의 책도 잘 봤지만 늦깎이 성공후 반추하는 고진감래의 인생사였다면, 김경호는 정점에서 곤두박질친 굴곡진 인생사라 더욱 힘이 된다. 나처럼 피상적으로 김경호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도 그의 충격적인 데뷔와 변절자라는 비난을 받은 시기, 그리고 나가수 재기라는 세가지 순간이 떠오르는데 그 사이사이 우리가 모르는 자잘한 굴곡이 또 있었으니... 이런 드라마틱한 인생이 또 있냐고! 완벽한 3막 구조잖아!!!
이제서야 가수가 된 것 같다는 40대 로커 김경호. 그의 전성기는 20대에 지난 것 같지만 그의 현재가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를 이 책에서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사에 순진한 그의 모습이 참 나랑 비슷해서 더욱 공감하며 보았다. 그가 어느 지점에서 느꼈을 고통을 나도 느끼는 데에 대한 위로, 그리고 앞으로 내가 겪을(혹은 겪지 않을) 고난이 더 많다는 것에 대한 안도. 이 정도에 징징대면 곤란하지, 앞으로 더 나빠질 거니까. 머피의 법칙 같은 그의 인생이 앞으로는 순탄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힘든 시간을 견뎌낸 김경호 씨,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퐈이팅!
열패감을 느껴본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