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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데브다스 (2002)

by 와옹 2013. 3. 2.

인도영화의 고전적인 명작.

만약 누군가 인도영화 중 단 한편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내 이름은 칸>은 춤과 노래가 빠진 헐리우드식 영화라 빼고,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가는 영화도 빼고, (<옴샨티옴> 같은...)
헐리우드 방식을 잘 섞은 현대적인 수작들과 이 영화가 남을 것 같다. 
<데브다스>는 인도의 고전적인 러브스토리를 영상화한데다 복식이나 춤 장면 등이 대단히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그야말로 '인도영화'의 고전이라는 느낌이다. (이 영화는 55년인가 한번 영화화된 것을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제작기간이 2년이 넘는다는, 매우 공들여 찍은 영화.

여배우들이 아름답고 캐릭터가 당당해서 좋고
샤룩칸은 본 중에 최고의 연기였다. 화려한 볼거리도 볼거리지만, 주연 3인방의 캐릭터와 연기에 넋을 놓고 빠져들었다. 
이런 슬픈 이야기는 도대체 왜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드라마..
왜냐하면 이 이야기의 비극은 신분의 벽이나 가족의 반대 같은 외부의 요인보다 데브다스란 인물 자체의 유아성에 있기 때문이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나오는 인물인데, 그의 자기파괴적인 사랑과 죄책감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감독의 말로는 데브다스가 겪는 내면의 혼란은 현대 인도의 혼란과 같다고 한다. 런던에서 유학하고 변호사가 되어 돌아온 신세대 주인공이 고작 사랑 하나에도 인도의 전통적 관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갈등하는 이야기. 원작소설에서는 영화보다 더 유약하고 신분에 얽매이는 인물로 그려진다는 것 같다. 세익스피어 극을 보는 듯한 은유적인 대사나,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주인공이란 점에서 문학적인 느낌도 강하다. 

강추하지만, 인도영화에 거부감이 없을 때 보길 권함. (그리고 꼭 고화질로! 너무 화려해서 어지간한 용량으론 화면이 그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