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버럴 스팸댓글 때문에 제목 변경. 그래도 ㅅㅇㄱㄷ 입니다.)
짧은 감상.
처음 5분만 보고 "이런 드라마를 놓쳤다니!" 할 정도로 깊이 있는 이야기, 솜씨 좋은 만듦새.
실제 모델이 있는 걸까 싶을 만큼 피해자답고 가해자다운 캐릭터들.
"플란다스의 개처럼 슬픈 이야기는 왜 있는 거야?" 라는 의미심장한 질문들.
배우들의 너나할 것 없는 호연.
눈물나는 가족애와 가정붕괴.
드라마의 정서나 분위기는 <자상한 시간>을 닮았고 희망을 찾으려는 발버둥은 <프리타 집을 사다><늦게 피는 해바라기>와도 닮았고... 그런데 엔딩을 보고는 그 모든 호감이 연기처럼 사라졌던 그런 드라마.
엔딩이 너무나 어리둥절해서, 저런게 진정 피해자가 원하는 걸까, 누구를 위한 누가 해야 마땅한 속죄일까, 여운이 아닌 찝찝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비록 두 주인공의 선택은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례일 뿐일 수 있지만, 깊이 공감하며 봐온 관객으로써는 허탈하기 그지없는 결말이었다.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면서 한편으론 너무나 예정된 결말이었던.... 마치 작가가 실존 인물을 갖다 쓰고는 마무리만 정해둔 결론에 끼워 맞춘 듯한, 그런 묘하게 어긋난 느낌이자 배신감. 제목에 연연한 것 같기도 하고... 감동적으로 마무리했는데도 뒷맛이 좋진 않은 드라마. 하지만 마지막회 직전까진 무조건 강추라고 생각했던 웰메이드인 것도 사실. 다만, 따뜻한 이야기인데도 따스하지가 않아. 슬픈데도 마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 자신이 주인공들처럼 '마음을 잃어버린' 아픈 사연이라도 지닌 걸까. 아니면 작가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랐던 걸까. 혹은 연출이 너무 건조했던 걸까.
엔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대단한 내공을 가진 작가. (헐... 마더 쓴 사람이었네. 마더와 이 작품 모두 각본상을 받았대고... 그래도 난 <프리타~>나 <~해바라기>같은 작품이 더 좋다.)
이 결말에 감동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릴 때 인어공주를 읽고 화났던 나 같은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