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토 신스케
주연: 니노미야 카즈나리, 마츠야마 켄이치, 요시타카 유리코
극장은 못 가고 굿다운로드해서 보았다.
음.
역시 찝찝한 일본식 세계관.
듣자하니 원작과는 사뭇 다른 스토리란다, 이번 퍼펙트 앤서는. 원작만화를 읽다 만 나로서는 그 방대한 세계관에 열광하는 팬들의 지점엔 영영 다가갈 수 없을 테니, 영화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련다.
1편에 대한 감상은 여길...
2편(퍼펙트 앤서)은 왜 19금 판정이 났는지 이해될 만큼 진짜로 피칠갑을 한다. 요상한 CG 같은 성인들을 죽이는 전편과 달리 사람이 무차별 살해되는 장면도 나오니까...-_-;;
액션의 속도감은 무척 좋았다. 이야기도 2시간 20분이란 러닝타임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내내 저 까만 수트에 적응하다 끝났다. ㅋㅋㅋ
나름대로 명확하게 규칙을 이해할 수 있게 판을 짠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결국 간츠는 뭐고 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오는 건지, 어떻게 되살리는지 성인이란 놈들은 대체 뭔지 알려주지 않고 끝난다. (그 이유가 원작이 아직 안 끝나서라니 어허이! 장난해?)
그래놓고 퍼펙트 앤서, 다 보고 배신감 제대로 작렬.
개인적으로 가장 어이없었던 건 결말의 얄팍한 휴머니즘.
뭐, 첩혈쌍웅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 라인도 우스웠지만 (아 진짜~ 80년대 홍콩 감성 충만하더이다~!)
아군이 적군이 되는 아이러니를 그리기 위해 정작 주인공 쿠로노 님은 줄창 도망치는 것밖에 할 수 없게 만든 자승자박의 전개(잠깐이었지만)라던가... 뭐, 그 덕분에 -아군과 적군, 선과 악의 경계가 이기주의 앞에 무너지는 전개로- 간츠 대 성인의 싸움, 나아가 온 인류의 싸움 자체를 무의미하게 규정한 세계관은 좋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그래서 찾은 완벽한 해답이 무엇이냐다.
나 진짜 설마 그건 아니겠지 했는데 그거여서 실소했잖아. -_-;;;;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었으면 왜 그런 피칠갑의 역사를 쓰고 난린데......... 아 진짜, 순진한 건지 궁색한 건지 그걸 해답이라고.
솔직히 영화를 파국으로 몰아갈 때 살짝 걱정스럽긴 했다. 이거 해결 못하고 끝나는 거 아닌가 하고. 겨우 오락영화에서 과연 그럴듯한 답을 제시해줄까 하고. 그리고 결말은 걱정한대로였다.
쿠로노가 간츠의 해답을 찾는 과정이 설명되었다면 좀 나았을까? (별 차이 없을 것 같긴 해도..)
막판에 밑도 끝도 없이 "알았어, 간츠"하고 일사천리로 휙휙인데 엉? 뭐야 뭐? 왜 너네만 알어? 이런 기분으로 끝나버린다.
(아래 회색부분, 직접적이진 않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내겐 이 엔딩이 영화 <데스노트>의 결말을 떠올리게 하더라.
간츠 쪽이 조금 더 성숙하다면 성숙하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되는 엔딩은 특히 일본 작품에서는 용서가 안 된다.
누군가는 끝내지 않으면 안 되고, 누군가는 억울하더라도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래서 죄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기억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듯한...... 그런 엔딩이 싫다. 어째서 그 난리를 치고 그 고통을 겪고 피칠갑에 개박살 19금 폭력액션 난장판을 벌여 힘겹게 얻은 진실과 깨달음이 현실과 단절되어야 하는지, 그것이 진정한 구원이고 평화라고 여기는지, 짜증이 날 지경이다.
결국 당신이 가진 일상의 행복이 사실은 누군가의 고혈로 겨우 얻은 소중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그러니 하루하루 감사하고 사랑하며 싸우지 말고 살라는 이야기.
그러나 과거의 봉합은 그냥 어찌저찌 허술하게 꿰매고 덮이면 만사 오케이란 기분.
도대체 왜,
일본은 이런 극한의 드라마를 생존의 판타지를 끝없이 양산해 내면서 늘 결론은 똑같은 걸까.
일상의 소중함과 진실한 사랑을 내세우면서 진정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간츠는 오락영화인가? 묻는다면, 그렇다.
간츠는 제대로 싸우는 영화인가?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그저 눈앞의 것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내 사람을 지키는데 급급할 뿐,
등장인물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누구를 쓰러뜨려야 핵심에 닿는지 모른 채 그저 싸운다.
이유도 모르고 휘둘리는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은 될지 몰라도, 진정으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파헤쳐 그것과 싸우진 않는다.
차라리 가족을 구하려고 악당을 응징하는 헐리웃 영화가 더 제대로 싸운다.
사실, 영화에서 보여준 무참하고 무의미한 전쟁관까지는 좋았다.
거기서 적당한 해피엔딩이 아닌 완전한 비극으로 갔다면 어땠을까.
이런 거대한 비극을 그렇게 작은 것으로 봉합하려 한 것이 실수.
오락영화로서는 깔끔한 엔딩일지 몰라도, 그 덕에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진 않을 것이다.
데스노트는 결말이 실망스러워도 머리싸움을 하는 재미라도 있지, 세기말적 묵시록인 간츠에서 세계관을 빼면 이유도 모르는 피칠갑 액션 밖에 안 남는다고.
뜻은 좋았으나 걸맞는 결론을 내지 못한 영화.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으나 인물 자체가 깊이 있게 그려지지 못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오락영화로만 보자.
주연: 니노미야 카즈나리, 마츠야마 켄이치, 요시타카 유리코
극장은 못 가고 굿다운로드해서 보았다.
음.
역시 찝찝한 일본식 세계관.
듣자하니 원작과는 사뭇 다른 스토리란다, 이번 퍼펙트 앤서는. 원작만화를 읽다 만 나로서는 그 방대한 세계관에 열광하는 팬들의 지점엔 영영 다가갈 수 없을 테니, 영화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련다.
1편에 대한 감상은 여길...
2편(퍼펙트 앤서)은 왜 19금 판정이 났는지 이해될 만큼 진짜로 피칠갑을 한다. 요상한 CG 같은 성인들을 죽이는 전편과 달리 사람이 무차별 살해되는 장면도 나오니까...-_-;;
액션의 속도감은 무척 좋았다. 이야기도 2시간 20분이란 러닝타임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내내 저 까만 수트에 적응하다 끝났다. ㅋㅋㅋ
나름대로 명확하게 규칙을 이해할 수 있게 판을 짠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결국 간츠는 뭐고 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오는 건지, 어떻게 되살리는지 성인이란 놈들은 대체 뭔지 알려주지 않고 끝난다. (그 이유가 원작이 아직 안 끝나서라니 어허이! 장난해?)
그래놓고 퍼펙트 앤서, 다 보고 배신감 제대로 작렬.
개인적으로 가장 어이없었던 건 결말의 얄팍한 휴머니즘.
뭐, 첩혈쌍웅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 라인도 우스웠지만 (아 진짜~ 80년대 홍콩 감성 충만하더이다~!)
아군이 적군이 되는 아이러니를 그리기 위해 정작 주인공 쿠로노 님은 줄창 도망치는 것밖에 할 수 없게 만든 자승자박의 전개(잠깐이었지만)라던가... 뭐, 그 덕분에 -아군과 적군, 선과 악의 경계가 이기주의 앞에 무너지는 전개로- 간츠 대 성인의 싸움, 나아가 온 인류의 싸움 자체를 무의미하게 규정한 세계관은 좋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그래서 찾은 완벽한 해답이 무엇이냐다.
나 진짜 설마 그건 아니겠지 했는데 그거여서 실소했잖아. -_-;;;;
그렇게 해서 해결될 일이었으면 왜 그런 피칠갑의 역사를 쓰고 난린데......... 아 진짜, 순진한 건지 궁색한 건지 그걸 해답이라고.
솔직히 영화를 파국으로 몰아갈 때 살짝 걱정스럽긴 했다. 이거 해결 못하고 끝나는 거 아닌가 하고. 겨우 오락영화에서 과연 그럴듯한 답을 제시해줄까 하고. 그리고 결말은 걱정한대로였다.
쿠로노가 간츠의 해답을 찾는 과정이 설명되었다면 좀 나았을까? (별 차이 없을 것 같긴 해도..)
막판에 밑도 끝도 없이 "알았어, 간츠"하고 일사천리로 휙휙인데 엉? 뭐야 뭐? 왜 너네만 알어? 이런 기분으로 끝나버린다.
(아래 회색부분, 직접적이진 않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내겐 이 엔딩이 영화 <데스노트>의 결말을 떠올리게 하더라.
간츠 쪽이 조금 더 성숙하다면 성숙하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되는 엔딩은 특히 일본 작품에서는 용서가 안 된다.
누군가는 끝내지 않으면 안 되고, 누군가는 억울하더라도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래서 죄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기억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듯한...... 그런 엔딩이 싫다. 어째서 그 난리를 치고 그 고통을 겪고 피칠갑에 개박살 19금 폭력액션 난장판을 벌여 힘겹게 얻은 진실과 깨달음이 현실과 단절되어야 하는지, 그것이 진정한 구원이고 평화라고 여기는지, 짜증이 날 지경이다.
결국 당신이 가진 일상의 행복이 사실은 누군가의 고혈로 겨우 얻은 소중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그러니 하루하루 감사하고 사랑하며 싸우지 말고 살라는 이야기.
그러나 과거의 봉합은 그냥 어찌저찌 허술하게 꿰매고 덮이면 만사 오케이란 기분.
도대체 왜,
일본은 이런 극한의 드라마를 생존의 판타지를 끝없이 양산해 내면서 늘 결론은 똑같은 걸까.
일상의 소중함과 진실한 사랑을 내세우면서 진정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간츠는 오락영화인가? 묻는다면, 그렇다.
간츠는 제대로 싸우는 영화인가?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그저 눈앞의 것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내 사람을 지키는데 급급할 뿐,
등장인물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누구를 쓰러뜨려야 핵심에 닿는지 모른 채 그저 싸운다.
이유도 모르고 휘둘리는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은 될지 몰라도, 진정으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파헤쳐 그것과 싸우진 않는다.
차라리 가족을 구하려고 악당을 응징하는 헐리웃 영화가 더 제대로 싸운다.
사실, 영화에서 보여준 무참하고 무의미한 전쟁관까지는 좋았다.
거기서 적당한 해피엔딩이 아닌 완전한 비극으로 갔다면 어땠을까.
이런 거대한 비극을 그렇게 작은 것으로 봉합하려 한 것이 실수.
오락영화로서는 깔끔한 엔딩일지 몰라도, 그 덕에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진 않을 것이다.
데스노트는 결말이 실망스러워도 머리싸움을 하는 재미라도 있지, 세기말적 묵시록인 간츠에서 세계관을 빼면 이유도 모르는 피칠갑 액션 밖에 안 남는다고.
뜻은 좋았으나 걸맞는 결론을 내지 못한 영화.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으나 인물 자체가 깊이 있게 그려지지 못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오락영화로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