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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책벌레/책갈피

빛과 존재

by 와옹 2011. 5. 3.
해의 키가 그 중 높을 때
그림자는 그 중 낮아진다
반대로 해의 키가 그 중 짧을 때
그림자의 길이는 그 중 길어진다
어찌 그림자뿐이랴
밝을수록 어둠은 멀어지고
어두울수록 밝음은 짧아진다
존재도 이와 같아서
빛을 벗하면 빛이 되고
어둠을 벗하면 어둠이 된다
빛과 어둠
당신은 지금 어느 쪽에 서 있는가.

- 박진환, '빛과 존재' -


시 무지랭이인 나는 죄송하게도 이분이 시인인 줄도 몰랐다.
검색해보니 재미난 시사만평같은 시를 많이 쓰셨더라.
그러나 다 때려치우고 지금 내게 와닿는 구절은 이런 것.


산을 보기위해 산속깊이 들어가면 길을 읽고 헤매기 마련이다

물을 보기위해 수심 깊이 들어가면 빠져 허우적거리기 마련이다
불가근불가원,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둘 다 보일 것이다
-「둘 다 보일 것이다」



한 발짝 떨어져라. 빛을 벗 삼아.
요약하면 일케 되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