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마왕 일드판을 봤다! ★★★★☆

by 와옹 2010. 3. 26.

(출처는 tv.co.kr 캡쳐)


일드판만 봤다.
한드건 일드건, 마왕은 1회를 넘기기 어려웠던 드라마...!
일드판은 짧고 전개 빠르고 좀더 단순하다고 해서 -게다가 오노 연기 극찬까지- 몇번을 시도했으나 실패.
원작인 한드는 산만한 색채감에 적응 못하고 실패.
그러나 소나무양이 워낙 마왕빠(한드)라 언젠가 보긴 봐야지 하고 있다가
엉뚱하게도 최근에 본 [노래의 오빠]에서 오노 사토시의 연기가 마음에 쏙 들어
썩 내키진 않지만 일드판 마왕을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추! 넘 좋았다.
물론... 그 강추는 스토리 구성과 논리에 대한 강추이고, 드라마 완성도는 아쉬운 것 투성이지만...
특히 미술과 음악... 아우, 음악 어쩔...ㅠㅠ 아라시의 Truth 참 좋아하지만, 이 드라마 주제가로는 가벼운 느낌이야. 그나마 주제가 외의 음악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너무 아쉽다! 미술은 너무 평범해서 할 말이...


 이 빈곤한 색채감... 어쩔겨.

 
한드의 쩌는 색채감을 보시라. 내 비록 산만하다고 표현은 했지만, 회상과 현재, 각 캐릭터별 색조가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었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강렬하다. 어두운 톤에서도 튀는 색감이 하나쯤 있고, 구도도 무척 세련되었다.


한드건 일드건 초반 몰입도는 많이 떨어지는 듯. 일드도 중간부터 보고 처음을 다시 봤다.
초반의 작위적인 대행살인... 원한관계를 이용해 조종한다고 하기엔 너무 우연에 의지한 살인과 접근에 헐~.
그리고 절찬의 오노 연기도 초반엔 뭐가 좋다는 건지 헐~.
러브라인이나 심리묘사는 충분히 진전되지 못해서 종종 당황스런 느낌이고
사건이 하드한데 비해 사랑은 20대 초반의 풋풋한 정서랄까? 거기서 부조화가 좀 느껴졌다.
더구나 여주인공은 외모도 연기도 넘 답답해서 몰입이 안돼... ^^;

하지만 5,6화 부근부터는 꽤 집중해서 끝까지 한번에 보았다.
일드치고는 드물게 감정적으로 끝장을 보는 스토리가 신선했고 (원작의 힘!)
그런데도 어디까지나 '일드답다'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꽤나 잘 각색한 듯하다.
속도감에 관해서는 정말 엄청나게 빠르고 완벽하게 사건 위주 전개라, 쭉쭉 보는 맛은 있지만 찡하게 가슴을 울리는 건 약하다.
사건을 던지고 풀기 바빠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기는 역부족이었달까.
사람이 꽤 많이 죽는데 막판에는 좀 심하단 생각도 들고... 꼭 필요한 죽음이 약화되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 모든 것을 포함해 내용은 힘이 있고 좋았다.


 (열연을 깎아내리는 동안과 기럭지;;;)
 
이 장면을 핸드헬드 기법으로 격한 심리를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살짝 보니 한드의 연출과 같네---일드판에선 그리 효과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왜냐면... 캡쳐할 때서야 흔들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


캐스팅은... 오노군 연기는 괜찮은데도 비주얼의 부조화를 뛰어넘기엔 역부족이었어.
안타깝게도 이건 좀더 성숙한 외모가 필요한 역할이야... 자연스러운 연기보다는 카리스마가 필요하고... 
발연기라고 평을 들어도 주지훈이 훨 멋져보이는 걸...ㅡ.ㅡ
하지만, 최초에 미스캐스팅이라고 혀를 찼던 것에 비해서는 잘 소화했다.
다만, 몰입하며 보다가 구부정한 자세와 기럭지에 홀딱 깨곤 했던.....;;;;
내게 오노의 재발견은 마왕보다는 [노래의 오빠]였다. 그쪽이 훨씬 연기가 좋았다.

마왕에서의 재발견은 의외로 이쿠타 토마. ^^ 오~ 다시 봤어~.
마지막회의 오노x토마의 연기는 진정성이 느껴졌고 끝없이 맞물리는 복수와 죄책감, 애증의 논리가 공감되었다. 결말의 논리가 마음에 든다. 감정선에 치중하지 못한 전개 탓에 막 가슴 아프고 눈물나진 않았어도... 좋았다.
하지만 에필로그는 여운을 깎아내리고. 반전같은 마지막 장면도 웃음만 나오고... 거기서 더 나올 이야기가 뭐가 있다고... 기대도 안되고 그저 헉했을 뿐. (에필로그도 원작엔 없더군... 없는 게 낫다.)



원작의 호루라기가 변신한 하모니카. 이걸 왜 형사에게 쥐어주는지 이해가 안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돌고 돌아 죄값을 치렀다는 의미로 느껴지거든. 
(상호간의 참회와 용서밖에는 길이 없는) 덧없는 복수의 끝을 보여주던 드라마의 전반적인 논리와 상충되는 느낌. 한드를 살짝 보니 그냥 본인이 쥐고 있더만. 일부러 차별점을 두려다가 실패한 소품 활용이라고 생각됨.



하지만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인상은 좋다! 최근 몇년 사이의 일드 중 가장 좋다!
일단, -원작팬들이 깊이가 부족하다고 외치는데도 불구하고- 메시지가 주는 깊이가 다르다.
일드를 보면서 파격에 비해 깊이가 없다고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볼만한 내용!.
보고 나면 한드가 보고싶어질 거다...후후후.
나도 지금 원작이 너무너무 보고싶은데,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므로 꾹 참고 있다. ㅠ.ㅠ
가장 신선했던 것은 범인이 밝혀지는 시점. 좀더 나중에 밝혀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드러나서 놀랐다.
그후의 이야기도 충실하게 전개돼 그런 면에서 오히려 새롭고 좋았다.
하여간, 전체적으로 너무 잘 봤고, 스토리가 논리적으로 아주 멋지게 짜여져서 두근두근했던 드라마.
초반의 우연성이 좀 심하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짜임'과 주제가 좋다.
이런 복수극이라면 대환영이야.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