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별곡(2007)
연출 곽정환, 극본 박진우
사진출처 겸 작가 인터뷰 링크, 꾸욱.
명품이라고 암만 들어도, 첫회 3분의 벽을 넘지 못했던 드라마.
드디어 봤다.
멋지다! 그리고 어렵다. 시청률 안 나올만 하다.
한번 봐선 이해가 안된다. 아니, 이해는 되는데 정확히 앞뒤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이야기가 쫀쫀하다.
이런 걸 1주일에 두편씩 보라니...너무하잖아!
이건 뭐~, 연출 연기 촬영 음악 미술까지 다 멋지다!
그러니 쫌 노력이 필요하고 가끔 지루한 건 무시하자. ^^;
나는 왜 이걸 보면서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떠올랐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람들을 사실감 있게 그려서일까.
있을 법 해, 있을 법 해..하고 보다보면 어느새 정쟁의 중심에 서있는 주인공들..
하나하나 저마다의 정의가 이해되는 수많은 인물들..
멋지잖아! >.<
지겨울 정도로 그려진 정조 시대의 이야기 중에 단연 돋보이는 해석, 이거야말로 한성별곡이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야.
누구나 처음엔 뜨겁게 품는 소망은 현실과 부딪히며 차가워진다.
꿈을 이루기 위한 냉각. 본질만을 남긴 변형. 그러나 초심을 위해 다 버릴 수 있을 정도의 뜨거움.
이 드라마가 그리는 소망의 모습이다.
주인공 박상규의 말처럼, 저마다의 신념을 좇을 뿐인데 왜 죽고 죽여야 하는지
정조의 의문처럼 희생을 감수하고 꿈을 좇는 것이 과연 옳은지는,
어쩌면 그들이 죽은 자리에 나무가 무성할 때쯤 되어야 의미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전긍긍 걱정만 하고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 퍽 나아보이지 않는가"란 대사처럼,
더디게나마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족하려나.
마무리는..
正을 소망하는 한성별곡의 명대사들로.
"소망하지 않는다면 어찌 얻을 수 있을까?"
"두려움에 떤다면 어찌 모든 것을 걸 수 있겠습니까."
"나의 신념은 현실에 조롱당하고, 나의 꿈은 안타까운 희생을 키워가는데,
포기하지 않는 나는 과연 옳은 것이냐."
"이제.. 제가 품은 소망을 아무도 막지 못하겠지요."
(표정이 섬세해서 캡쳐하기 어려운 진이한씨, 미안~)
이 말이 딱이었던 드라마. 한성별곡 正.
완전 개념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