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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리턴(2007)

by 와옹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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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규만
주연 김명민, 유준상, 김태우, 정유석


수술중 각성이라는 소재도 참신했고 출연진도 빠방한데 초반에 유준상이 안나와서 재미를 못느낀...ㅋㅋ...것은 아니고,
좀 많이 멋을 부린 시나리오 때문에 초반 몰입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묵혀두다 비로소 김명민에게 관심이 생겨서(쿨럭!) 본 영화.

'우리나라가 이런 영화도' '소재 좋고 미스테리도 있고 연기도 훌륭하고 아귀도 맞아떨어지고'............................ 이 정도면 찬사를 보내야 할텐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겠다. 왜? 왜냐? 왤까...!?

시나리오는 분명 어느 지점에서 멋지게 관객을 속였는데
밝혀지는 건 영 맥이 없어 그러나?
아니 사실은 속였을 때도 아주 명쾌하진 않았다. 패를 다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 뭔가 싱거운 느낌?
그 부족한 간은 막판에 팍팍 넣어주지만 쾅!하고 오는 건 없었다.
범인의 샤레이드를 좀더 소름끼치게 부각시킬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
그리고 기껏 잘 속여놓고 너무 순서대로 착착 풀려나가는 허탈감.
뭐 그런 것들이겠다.

무엇보다 미스테리는 잘 살아있는데 주인공들이 죽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상우(범인)다. 제목부터 상우리턴인데다 '대체 누가 상우일까요?'를 찾는 게 최대 과제니까.
주연 네명을 놓고 이사람일까 저사람일까 모두에게 의심스런 단서를 배치한 것은 좋았다. 훌륭했다.
그런데 미스테리가 일찍 풀린다. 네명에서 두명으로 확 줄어드는데, 나머지 두명은 갑자기 피해자의 입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바로 너를 노리고 있어!" 라니. 이게 오히려 맥이 풀리더라.

더구나 어린시절의 일로 복수하기엔 그 대상이 이미 2차적인 관계에 있다.
친구끼리 뭔 일이 있었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연좌제. 복수의 대물림이 아니라 복수 대상의 대물림이었던 것. -_- 왜, 삼족을 멸하지?
연쇄살인범(보복범)으로 가려고 사이코패스적인 면을 상우에게 심어놓고는, 사실은 얘 엄마가 그것 땜에 죽었거든~이라는 인간적인 이유를 끼워넣다니. 이건 뭐 상우에게 감정이입하란 소리잖아. 이쯤 되면 주인공은 자기가 상우이거나, 아니면 상우를 잡으려고 사방팔방 날뛰어야 한다. 즉, 미스테리가 싱거워진 시점에서 스릴러로 변모했어야 하는데 끝까지 미스테리만 붙들고 늘어지다 끝까지 누구에게도 감정이입을 못하게 된 격이다. 그래서 오열하는 김명민씨를 보고도 그냥 무.덤.덤.

그러니까 주인공은 항상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말이구나.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건이 돌아가는 게 아니고
주인공이 사건을 이끌어가야 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주인공을 향해 드러나야 한다. 
일부러 이런 고전적인 장치를 피한 것이라면 할 말은 없다. 그래서 재미없었다는 말 밖에..
하여간, 눈물콧물 다 뺀 명민님의 연기엔 박수를 보낸다. (이분도 연극과)
유준상씨는 출연이 너무 짧아서 안습이었지만('조용한세상'의 박용우 같은 ㅠㅠ) 그래도 인상적이었다. 역쉬 연기파~.
정유석씨 연기 좋았다. 단정하면서도 의심이 삐질삐질 들게 하는 ㅋㅋ
김태우씨는 머.. 격해지는 씬이 없으니 연기력을 말할 수 있겠나.. 그냥 그랬다. 훨씬 매력적일 수 있었는데..

이거 말고 awake란 미국영화도 수술중 각성이 소재라는데. 이건 쫌 재밌을라나?
아니, 사실은 소재가 너무 끔찍하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런 의미에서 공포영화일지도.......-_ㅡ;;

★★★☆ (완성도는 조용한세상보다 낫지만...오로지 취향에 의한 편파적인 별점)
여러모로 공부가 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