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를 이제야 봤다.
왠지 볼 마음이 안났는데, 추격자를 보려니까 갑자기 이게 봐지더라. ^^;
(첫장면만으로도 음울한 추격자...ㅡㅜ)
우선.. 주제파악이 늘 어려운 나로서는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주제가 궁금했다.
포괄적으로는.. '폭력은 비극적이다?'
그리고 작게는.. 30여년 전 광주시민을 위한 헌가, 혹은 한풀이 영화인 듯 느껴졌다.
이 영화의 최대의 의의는 그 시절 그 사건을 시민의 입장에서 그려낸 최초의 영화라는 것.
그리고 그것때문에 조금 더 과한 칭찬을 받은 영화인 것 같다.
뻔한 극적 장치에도 가슴 찡해지는 난데, 이 영화에서는 울컥하는 순간이 거의 없었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지, 다큐멘터리로 봐야할지 휴먼드라마로 봐야할지.. 어느쪽에도 쉽사리 감정이입이 안되었다.
글쎄, 한 10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가슴 절절했을 것 같은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단순히 그 시절을 재현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법이라고 할까. 그 정도는 TV프로에서도 얼마든지 하잖아... 뭐 그런 느낌.
조금 더 입체적으로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날의 이모저모를 조명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먼저 다가왔다. 과거를 드러내는 의미는 있을지언정, 오늘을 돌아보는 시의성은 부족한 듯. "불쌍하게 개죽음 당한 사람들"이란 느낌은 드는데 "저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감정을 일으키진 못한다는 뜻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김상경과 이요원, 정말 좋았다. (비록 서울 말씨였지만;;)
특히 김상경은 출연작들을 다 찾아보고 싶을만큼 순박한 형님 역할에 딱이었다. 저런 형을 놔두고 죽어버린 이준기가 나빠보였음!! 감초 조연들은 너무 오버였고, 안성기 아저씨는 모든 걸 덤덤하게 꿰뚫어보는 모습이 다소 이질적이었지만 존재감 있었다. (약간 실미도가 연상되는 걸 보면 미스캐스팅 같기도..;;)
정의감과 비장감에 넘치는 멋진 대사가 많은데 다 와닿지 않고,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이요원이 사람을 죽이고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그 자체가 너무 충격이고 미안하고 믿을 수 없는 그녀... 광주사태를 드러내는 가장 단적인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장면의 연기도 너무 리얼했고, 감정이입 100%...
그리고 가장 가슴을 울렸던 대사는 이준기가 죽어가며 "형.. 너무 아파요.."하는 대목.
광주사태를 거룩한 민주항쟁이라 치켜세우는 사람들처럼, 조금은 추상적인 정의감으로 시위에 나섰던 고등학생... 하지만 죽음의 순간에 느끼는 건 그런 고상한 감정이 아니었다.
갠적으로는 이 대사가 정말 놀라웠다. 현실감이 팍 느껴져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을까? 영화에서는 충분히 말해주지 않는다..
광주시민들은 이유도 모르고 당했겠지만, 관객들에겐 말해줘야지. 팩션의 한계라고 하기엔 너무 어정쩡하다...
여하튼 말하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닐까? 그 날의 그 사건은 그저 비극이었을 뿐이라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생존의 투쟁이었다고.
그래서 나는 영화의 마지막이 아쉽다.
김상경은 살았어야 했다. 살기 위한 싸움이었으니까, 폭도가 아님을 증명하는 싸움이 아니었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 진실을 전했어야 했다.
주인공의 이 영웅적인(?) 마지막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가 반감된 기분이 든다.
여러모로 아쉽다. 아쉬운 영화다.
★★★☆
왠지 볼 마음이 안났는데, 추격자를 보려니까 갑자기 이게 봐지더라. ^^;
(첫장면만으로도 음울한 추격자...ㅡㅜ)
우선.. 주제파악이 늘 어려운 나로서는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주제가 궁금했다.
포괄적으로는.. '폭력은 비극적이다?'
그리고 작게는.. 30여년 전 광주시민을 위한 헌가, 혹은 한풀이 영화인 듯 느껴졌다.
이 영화의 최대의 의의는 그 시절 그 사건을 시민의 입장에서 그려낸 최초의 영화라는 것.
그리고 그것때문에 조금 더 과한 칭찬을 받은 영화인 것 같다.
뻔한 극적 장치에도 가슴 찡해지는 난데, 이 영화에서는 울컥하는 순간이 거의 없었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지, 다큐멘터리로 봐야할지 휴먼드라마로 봐야할지.. 어느쪽에도 쉽사리 감정이입이 안되었다.
글쎄, 한 10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가슴 절절했을 것 같은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단순히 그 시절을 재현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법이라고 할까. 그 정도는 TV프로에서도 얼마든지 하잖아... 뭐 그런 느낌.
조금 더 입체적으로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날의 이모저모를 조명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먼저 다가왔다. 과거를 드러내는 의미는 있을지언정, 오늘을 돌아보는 시의성은 부족한 듯. "불쌍하게 개죽음 당한 사람들"이란 느낌은 드는데 "저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감정을 일으키진 못한다는 뜻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김상경과 이요원, 정말 좋았다. (비록 서울 말씨였지만;;)
특히 김상경은 출연작들을 다 찾아보고 싶을만큼 순박한 형님 역할에 딱이었다. 저런 형을 놔두고 죽어버린 이준기가 나빠보였음!! 감초 조연들은 너무 오버였고, 안성기 아저씨는 모든 걸 덤덤하게 꿰뚫어보는 모습이 다소 이질적이었지만 존재감 있었다. (약간 실미도가 연상되는 걸 보면 미스캐스팅 같기도..;;)
정의감과 비장감에 넘치는 멋진 대사가 많은데 다 와닿지 않고,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이요원이 사람을 죽이고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그 자체가 너무 충격이고 미안하고 믿을 수 없는 그녀... 광주사태를 드러내는 가장 단적인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장면의 연기도 너무 리얼했고, 감정이입 100%...
그리고 가장 가슴을 울렸던 대사는 이준기가 죽어가며 "형.. 너무 아파요.."하는 대목.
광주사태를 거룩한 민주항쟁이라 치켜세우는 사람들처럼, 조금은 추상적인 정의감으로 시위에 나섰던 고등학생... 하지만 죽음의 순간에 느끼는 건 그런 고상한 감정이 아니었다.
갠적으로는 이 대사가 정말 놀라웠다. 현실감이 팍 느껴져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을까? 영화에서는 충분히 말해주지 않는다..
광주시민들은 이유도 모르고 당했겠지만, 관객들에겐 말해줘야지. 팩션의 한계라고 하기엔 너무 어정쩡하다...
여하튼 말하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닐까? 그 날의 그 사건은 그저 비극이었을 뿐이라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생존의 투쟁이었다고.
그래서 나는 영화의 마지막이 아쉽다.
김상경은 살았어야 했다. 살기 위한 싸움이었으니까, 폭도가 아님을 증명하는 싸움이 아니었으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아 진실을 전했어야 했다.
주인공의 이 영웅적인(?) 마지막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가 반감된 기분이 든다.
여러모로 아쉽다. 아쉬운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