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작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고를 꾸깃꾸깃 구겨서 버리는 모습일 터...! (이건 뭐 거의 로망)
쓰레기통에는 꾸깃꾸깃 원고뭉치가 넘쳐나다 못해 방안 곳곳에 널부러진 모습.
그러나...
옛날 원고지라면 모를까 요즘같은 A4지는 잘못하면 손을 벤다...ㅡ_ㅡ;
그래서 난 찢어 버리는 쪽을 택하는데, 조금 전에 (생각난 김에) 한번 구겨보았다.
역시나 손 벨까봐 조심조심 구기느라 스트레스가 오히려 더 쌓인다.
또다른 모습이라면 원두 커피를 논밭에 물 대듯이 마시는 모습일 듯.
불행히도 나는 커피믹스 당원인데다 그것도 하루 4잔을 못넘긴다. (물론 쪼꼬만 머그잔 기준) 가끔 5-6잔을 마시면 텁텁함에 오히려 기분이 나빠져서 방해가 된다. 이것도 패스~!
그 다음, 망령이라고 할만큼 요상한 로망이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침대 위에 노트북을 놓고 (다른 아무 것도 없이 심플하게!) 구부린 자세로 타이핑하는 것일 거다! -_ㅜ 저건 잠깐 칠 때지...허리 아프고 무릎 시큰거려...! (<--캐리의 망령에 사로잡혀 노트북으로 바꾼 인간)
한발 양보해서 아무것도 없는 책상에 노트북 하나 달랑 놓고 탁탁탁 치는 모습도 유감인 게...
키감 좋고 폼 안나는 (그나마 이젠 국내에서 사기도 힘들어진) IBM이 아니라면 신나게 두드릴만한 노트북은 거~의 없다는 거. (물론 잘 두드리는 사람도 있다. 내가 꽤 손을 타는 인간이라 그럴지도..;;;)
그리하여 나는 폼 안나게 미니 키보드를 따로 연결해서 타닥타닥 두드린다. (체리미니4100, 완소!T^T)
프린터니 마우스니 외장하드 등등 주변기기도 잔뜩 연결해서 책상이 가득 차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날렵한 노트북 신공은 내겐 너무 먼 이야기다..
게다가 궁극의 로망은 홀린 듯이 몰입해서 신나게 두들겼더니 40장.. 100장을 썼더라는(개중에는 수정할 필요도 없었다는!) 신들린 창작혼!
일텐데... 나는 신나게 두들겨서 고작 5장. 허걱.
그저 내가 갖춘 작가의 모습은 퀭한 눈과 근육통, 창작의 허기를 물질적으로 달래는 군것질 정도일 것 같다.
그리고 마감 직전 죽어라 타이핑해대는 모습과 (벼락치기 O형)
전화벨을 두려워하는 습성도.. 아아, 문자도 싫어!
알흠답고 멋져부른 작가의 모습은 어데로..로..로..로.......
범인의 삶은 힘들다.
작업실-편두통은옵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