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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열차

너 자신을 알라

by 와옹 2017. 5. 5.

소크라테스님의 이 말을 초딩 때부터 닳도록 들어왔지만 
나는 나 자신을 모르고 살았더라.

좀더 정확히는 나 자신의 긍정적인 측면만 알고 살았다. 
내게 어떤 부정적인 면이 있는지 (게으른 거랑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만 빼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 보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억지로 나를 꼬투리 잡으려고 노력한 결과,
내가 글쎄.. 막장 드라마의 악역 같은 찌질이임을 깨달았다!
세상에! 어쩐지 마냥 착한 주인공은 영 취향이 아니더라니.
주로 일일극의 서브녀=메인 악녀 캐릭이 딱 나였는데 
그들은 지나치게 욕망에 충실해서 나인 줄 몰랐을 뿐,
위기 대처 수준과 그 반응이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ㅅㅂ 웃을 수 없어)

비겁하고 비열하고 말뿐인 지식인.
최근 읽은 루쉰의 단편소설 <단오절>을 읽어보면 그게 또 나 같아서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ㅅㅂ 웃을 수 없어22222...)
참 재미있는 건 과거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왠지 탐구해 보고 싶었던 인물-포장해서 말하면, 복잡다단한 내면을 가지고 엄청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왠지 미워할 순 없는 인물-들이 딱 나같더라는 것.
선견지명...? 촉이 왔던 거야? 나 자신을 아는 데도 촉이 필요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아 ㅅ...)

그래서 문제는, 
이런 인간이 쓸 수 있는 글이란 게 대체 어떤 거겠냐는 거... 
문제는 장르다. 응?
선택이다. 
나 자신을 아는 거다. 
그러니까 아직 요기까지 만큼만 나 자신을 알았다...... 
훗. 
어쩔. 
이 느린 깨달음. 
어머니 말씀처럼 기다리다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