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키 히로시의 탐정 캐릭터가 좋았단 말을 듣고 오잉? 궁금해서 본 스페셜 단막극.
무려, 콤비 이시오카 역에는 도모토 코이치가 캐스팅, 7년만의 드라마인가 그렇단다.
한때 또 코이치 군에게 꺄하하 했던 나만의 정도 있고 해서 ㅋㅋ
봤더니 이건 홈즈와 왓슨이잖아! (버럭)
안락의자 탐정 류이고 (일본은 이런 탐정 되게 좋아하는 듯)
홈즈 같이 넘사벽 추리를 하는 뇌과학자(라지만 뇌를 이용한 추리는 전혀 없는) 미타라이와
왓슨처럼 순진하게 그러나 똑똑하게 캐물으며 장단 맞춰주는 소설가(라지만 배달요리에 더 능해보이는) 이시오카가 주인공.
재미있는 것은 홈즈나 CSI처럼 증거를 통해 퍼즐을 짜맞추는 게 아닌,
타당한 인과관계를 세운 뒤 증거를 찾는 <9마일은 너무 멀다> 류의 그런 (연역적) 추리다.
요게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달라서, 치사하게 중요한 정보를 다 감추고 가도 화가 덜 난다.
그렇다 해도 이건 좀 너무 많이 숨겨서 후반부에 김전일처럼 좔좔좔 쏟아낼 때 빈정 상하김 함.
하지만 중요한 건 범인이 누구냐 어떻게 죽였냐보다,
벌어진 상황에 대해 왜, 어떻게 그런 상황에 이르렀느냐는 개연성의 빈 칸을 채워가는 것이라,
당연히 대단한 트릭도 반전도 없고
논리 전개상 약간 생소한 살해도구나 황당한 우연이 들어가기도 해
막판엔 "아니 어떻게 저런 가설에 이른 거야? 비약이 심하잖아!" 싶기도 하지만,
이 정도면 꽤 훌륭한 -거슬리는 데가 별로 없는- 추리물이라 하겠다.
순수한 추론의 즐거움이 크다고 빅재미인 건 아니지만
쓸데없이 미남인 미타라이-이시오카 콤비의 비주얼로 먹고 가는 것도 있고ㅋㅋ
(둘 다 중년인데 여전해....;;;; 무서울 정도로)
대단한 반전이나 긴장감, 색다른 살해동기와 수법, 이런 것만 기대 안하면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단막극이다.
주연들 연기도 튀지 않게 괜찮고.
그러나 캐릭터가 좋다...라는 건 못 느끼겠더라. ㅋㅋㅋ 그냥 멋지게 나오긴 함. 그뿐.
(도모토 코이치는 연기력 자체는 잘 모르겠지만 집중력이나 역할의 포지션에 대한 이해는 뛰어난 것 같다.
아무래도 공연 연출을 오래 해서 그런지 극에 잘 녹아들어서 좋았음.
치아키 센빠이는 아직 치아키 센빠이~~~♡ㅋㅋㅋ)
최근의 일드 추리물에선 이런 연출을 사골로 우려먹는 듯...
오히려 이것 때문에 구태의연해 보이니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