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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편두통은옵션

10권의 노트

by 와옹 2015. 6. 1.

소설가 김탁환이 자신의 글쓰기 저서 <쉐이크>에서 한 작품을 쓸 때 열권의 노트를 제안했다.
처음엔 와-!하고 욕심껏 노트를 만들었다가 며칠 지나면 산만해져서 도로 한권으로 통합하곤 했던
그 솔깃한 10권의 준비노트. 몇년만에 다시 보니 또다시 솔깃해서 여기 적어본다.

1. 기자수첩 - 그날그날 한 일을 간략히 정리. 순간순간 떠오르는 단상이나 정보들, 상시 휴대하는 메모수첩.
2. 독서록 - 만들려고 하는 이야기에 관련된 책내용 정리. 그 책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적용해 쓸지 기록. 

3. 몽상록 - 이틀에 한 번씩 이야기 줄거리를 새로 쭉 써보기. 스무 번 서른 번 쓰고 무너뜨리고 하다보면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로 만들 수 있는 가능한 이야기들을 대부분 건드리게 된다고.

4. 습관록 - 등장인물을 위한 공책. 어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인물의 습관을 많이 설정해둬야 함.
5. 답사기 - 이야기의 공간을 위한 공책. 장소에는 항상 이야기들이 묻어 있다. 풍경, 냄새, 맛과 소리와 감촉까지.
6. 나날 - 이야기의 시간을 위한 공책. 이야기 속 시간을 확정짓고 특징짓는 것들에 대한 정리.

7. 단어장 - 쓰고자 하는 이야기의 세계에서 사용될 중요 단어들을 미리 공부하며 정리해둔다. 100단어 이상 선별?
8. 주제일기 - 이 이야기에서 내가 하려는 주제, 핵심사상을 정리하는 공책. 주제에 관해 이미 연구하거나 언급한 내용을 모으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심화시킨다.
9. 소품기 -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소품들을 열 개에서 스무 개 정도 정해 그 정보를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공책.

10. 한결같음의 힘 - 매일매일 작업시간과 작업량을 적는 공책. 한결같은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이다. 


1번과 10번만 빼고 전부 한 작품 전용이라는....즉 매번 새 노트를 만들어야 하는 특징을 갖는다! ㅋㅋㅋㅋ 
내 아무리 노트가 넘쳐나도 저렇게 매번 8권씩 구비하긴 어렵소...ㅠㅠ 
아니 뭐 구비할 순 있는데 모양도 크기도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서 말이징... 그 통일성을 주려면 파일박스 같은 데 넣어서 쌓아둬야할 듯... 

그러니까 저 8개의 노트를 제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파일로 모아두는 건데(줄거리는 워드로 치고 자료는 스크랩하고 하다보면 A4 기본), 노트욕심쟁이가 그렇게 일률적인 지겨움을 참아낼 수는 또 없거덩. -_-;;
그리하여! 약 반나절의 고민끝에 한권에 몰기로 결정! (이걸 반나절 씩이나....;ㅁ;)

1. 아이디어노트 - 지금처럼 계속 쓴다.
10. 작업일지 - 지금처럼 + 작업시간 기록.

3. 몽상록 - 요건 워드문서. 폴더 만들기.

2. 독서록 4. 캐릭터 습관록 5. 장소 노트 6. 시간 노트 7. 단어장 8. 주제일기 9. 소품기 - 한권에!!!

아. 이렇게 또 오늘도 계획인가요...
어허허 즐거워라 어허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