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풀풀 나던 연습생 티는 이제 거의 벗은 듯.
이렇게 단시간에 발전하다니... 역시 젊군. ㅋㅋ
이런 거 볼 때마다 쑥양이 '단시간에 글쓰기 배틀' 하면 잘 할 자신 있다던 말이 생각남. 하하.
일단 A팀 응원하고요~
참 희한한 게, 나는 서툴더라도 흥이 있고 자신만만한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거기에 얼추 맞는 건 (서툴진 않지만) B팀인데 보고난 직후 마음이 동하는 것도 B팀인데
돌이켜보면 이상하게 A팀이 생각나고 정이 간다.
이쪽은 좀더 얼기설기한 느낌이고
자신감은 한 때 뻗쳤겠으나 지금은 바닥인 상태고
시작 전엔 한명 한명이 다 보였다가 공연을 하면 하향평준화되는 느낌마저 있었다.
근데 요번 2차를 느무느무 잘했어요... 드디어 실력발휘를 했다는 느낌.
B팀이 음악의 느낌이나 흥, 스타일을 위력적으로 전해준다면
A팀은 뚜렷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저력이 있다.
위력과 저력. 아... 나 또 저력 편애하잖아... A팀이 취향 맞네.
뭐, 떨어지는 팀 해체한다 해도 -한명만 빠져도 해체고 반으로 팀을 쪼개도 해체니까- 그게 곧 무기한 데뷔 보류라고 여기진 않는다. 오히려 떨어진 팀은 조합을 바꾸는 게 현명할 수도 있고, 기한을 두고 단념할 사람은 단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니까. 그러니 '팀 해체'란 설정된 위기보다는 이 팀이 빨리 데뷔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에 투표를 하게 된다.
오디션 프로가 넘치는 이 시점에 숙련된 연습생들이 단기간에 훌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WIN은 대단히 짜릿하고 재미있다.
근데,
그래서
제발 더는 안 했으면 좋겠다.
보면서 WIN의 SM버전 JYP버전도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획사별로 로케이션 돌며 3모작 방송하면, 매번 다른 색깔로 인기를 끌며 화려하게 데뷔하는 팀도 있을 것 같고 포화 상태인 기획사 연습생들에게 최종관문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은데... 그래서 더는 안 했으면 좋겠다.
1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에 120%, 200%의 노력과 발전을 요구하는 시스템,
이거 아무에게나 가능한 거 아니거든요.......
오디션 프로가 대히트한 데에는 소시민의 인생역전에 대한 대리만족이 크게 작용했다 본다.
불공평한 세상에 오디션만은 공평한 기회의 터라고 생각케 한 심리... 근데 지나치게 범람하다 보니 이제는 튀는 사람이 없어지며 지루해졌다. 그만한 사연 없고 그만한 노력 안한 사람 없다... 이런 기분이 된다.
같은 패턴을 걸어간다고 생각했을 때, WIN이 사회에 퍼뜨릴 메시지는 너무 잔인하다.
승자독식의 구조, 성공하고 싶다면 죽어라 노력하라는 메시지. 꿈을 향한 노력은 모두 한가지 모습일 거라고 호도하는 획일화. 음악을 그렇게 다루는 것이 WIN이란 프로그램이다. 일회성으론 몰라도 시즌제로 반복된다면 얼마나 각박한 경쟁사회를 만들겠다는 건지... 노력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은 없지만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남보다 더 남보다 더더더 노력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그렇게 해서 얻은 성공이 행복할 거라고 누가 장담할까? 그건 아마 워커홀릭의 행복일 텐데, 워커홀릭이란 단어가 부정적으로 사용되었던 과거가 이제는 멀게만 느껴진다.
피로사회라는 말처럼, 정말 피로하다.
죽어라 노력하고 발전하는 그들이 주는 잠시의 짜릿함 뒤에는 열심히 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한없는 질책만 쌓여간다.
어쩌다 이 사회는 한 길 밖에 모르는 직선이 되었을까.
금단의 과일, WIN을 보면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