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모양의 일상.
최소한으로 입고
쿨타올 (치킨집에서 작년에 대량 살포한) 목에 두르고 다리에 얹고
선풍기 상시 가동에
문이란 문은 모두 활짝~!
하루에 1번 이상 샤워하고
밤엔 더워서 형광등도 잘 안 켜고
우리집이 아닌, 남의 에어컨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승리감을 느낀다. (훗..)
오늘은 바람이 불어 좀 괜찮지만, 바람 없는 날은 에어컨을 몇번 켜도 진득하게 뭘 할 수 없다.
특히 머리를 쓰는 일은 가동 중지.
영화를 보는 것도 힘들고 책도 눈에 안 들어와 만화책이나 겨우 읽는다.
월화수 전력비상이니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제해달란 안내방송이 나온다.
아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요.
블랙아웃 시 1단계로 희생되는 게 가정집이래. (같이 희생되는 게 뭐 또 있었는데 까먹었고...)
2단계가 마트 같은 거고 3단계가 공장 같은 산업체다.
공장은 그렇다 치고 백화점이나 마트가 가정집보다 존중받는 건 말이 안된다.
전력 꺼져서 마트에서 손해볼 거라곤 식품매장인데, 가정집 냉장고는 무시하나요 지금?
가정집 전기 나가면 제일 걱정이 냉장고란 말이다!
차라리 아직 아무도 안 사간 먹거리가 낫지 먹으려고 쟁여둔 식량을 희생시키다니...!
이러니까 국민이 봉인 거야. 인간보다 회사 우선, 가계보다 돈벌이 우선이라고.
어차피 피해액 따지면 개인 총합이냐 회사 총합이냐 이 차인데...
집에서 최대한 전력 아끼고 있지만 솔직히 납득은 안 간다.
엄마가 외출하시면서 남긴 명언.
"더우면 에어컨 틀어. 너 하나 튼다고 뭐가 달라지겠니."
지금까지 '나 하나쯤이야...'가 어마어마한 낭비가 된다고 배워왔지만
국민으로서 이 정도 전력 소비권은 있는 거 아닙니까?
어차피 쪼끔만 많이 써도 누진세 물리는 거, 누진세 이하의 전력이라면 말이야.
정부의 전력 제한 정책이 가구당 기본 전력은 지켜주면서 시행하는 것이기를...
진심으로.... 졸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