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기가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해도
결과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런 건 그냥 '작정'에 지나지 않아.
-아이바 마사키-
출처 : 반짝반짝 님 블로그
블로그를 몇년을 해도 트랙백 하나 제대로 할 줄 몰라 출처를 씀.
종종 눈팅하는 블로그에서 저 대목을 읽다가
문득 박쌤의 말씀이 떠올랐다.
"열심히 하는 걸론 안 된다. '잘' 해라."
강박 같아서 저런 말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돌이켜보면 내 생각도 다르지 않더라.
요령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으면서 효율은 또 엄청 추구해서 (게으름뱅이는 다 그렇다고 믿는다!)
무턱대고 열심히만 하는 사람들이 안쓰럽고 답답하다.
오션쓰 양에게 두 시간씩 훈계를 늘어놓는 것도 같은 맥락.
기왕 노력할 거면
잘 해라. 제발.
무슨 일이든 뒤늦게 시작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먼저 시작한데다 '잘 하는' 사람을 따라잡기가 얼마나 힘겨운지.
전공을 고딩 때 시작한 소나무 양과 내가 종종 하던 한탄도 그거였다.
내가 죽어라 따라잡으면 쟤들은 또 훌쩍 멀어져 있을 거 아니냐.
다행히 꼭 그렇진 않더라만^^
잘 해본 경험이 있으면, 적어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게 사실.
효율.
전략.
안목.
자신감.
다 같은 소리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고 하는 건
그가 '즐겨서'가 아니고 잘 할 때까지 멈추지 않기 때문. 인정받지 못해도 계속 하기 때문이다.
끝없이 노력하면서 고생인 줄 모르는 최면이 '즐거움'인 것이지
결국엔 어마어마한 노력을 당할 수 없을 뿐이다.
지치지도 않아. 좌절하지도 않아.
어쩜 저렇게 힘내서 할 수 있지?
즐기니까.
이런 무책임한 말이 있나?!
즐긴다는 것이 어디 몰입의 즐거움만이랴.
나를 향한 조롱과 비난까지 전부 포함해, 역경을 뛰어넘고 발전하는 것을 즐긴다는 뜻이다.
전체를 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
전략적으로 임하지 않으면 즐길 수도 없다.
몰입이라는 마법에 홀려 번뜩이는 영감만 기다리고 있어선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판인지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고민 중 하나는 사교성과 말빨이 중요한 분야에서 나 같은 성격으로 살아남겠느냐는 것이다.
설득하고 타협하는 걸 어려워하는 데다 이해관계를 위한 사교성은 젬병인 내가.
즐겁지 않다. (경쟁과 타협을 포함해)
내게 안 맞는 판이 아닐까.
나는 늘 이런 고민을 한다.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얼른 그쪽으로 전환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딱히 다른 길도 없다면......... 그땐 최대한 맞춰갈 수밖에. 어쩔 수 없이 오버페이스를 하고 억지로 사교성을 익히며 자신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지 어쩌겠나. 하지만 그 노력의 범위는 철저히 자기 범위 안이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모습을 능숙하게 연기한다면, 그건 가식이 아니고 발전이 아니겠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건 필요한 환경이 계속 주어질 때의 얘기다. 어학연수 같은 거다. 24시간 영어에 노출돼 있으면 저절로 영어가 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버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콩글리쉬가 되는 것처럼, 내가 그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판이 깨지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더란 것이 나의 경험.
그러니 무엇이든 자신답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뱁새가 봉황새 흉내내다 가랑이 찢어지지 말고 뱁새로써의 방법을 찾으란 것. 다행히 우리는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인간이 아닌가! 더구나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인간이기도 하다.
개그맨 이윤석 씨가 TV 강연프로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소수의 인맥을 다지는데 충실하라고.
1인당 결혼식에 동원하는 인원이 250명이라면서 한 사람만 잘 사귀어도 250명과 연결될 수 있다나? (설마 그렇겠냐마는...^^)
하지만 그렇게 25명만이라도 연결될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자산. 그게 가능할만큼 깊고 진실되게 사귀라는 뜻이겠지.
사교성이 부족하면 일당백의 대변인을 만들면 된다.
자신을 못 믿겠다면 그들을 믿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신감이란 어쩌면 자가발전할 수 없는 놈일지도 모르니.
나 같은 사람이 잘 되면
그건 진짜 운이다.
나는 말빨도 약하고 인맥관리도 서툴고 천재도 아니니까. 이런 내가 믿을 건 오로지 운! 그리고 진실성!
아무리 그래도 설마 운이겠냐고?
그러니까... 열심히는 기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