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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201. 박열

by 와옹 2017. 7. 14.

2017년 / 129분
한국, 항일 시대극

감독  이준익
출연  이제훈(박열 역), 최희서(가네코 후미코 역), 김인우(미즈노 역), 김준한(다테마스 판사 역), 권율(이석 기자 역) 외 다수


한마디로... : 뒤집어 쓴 대역죄를 적극 자처하며 일본 법정에 선 박열과 후미코가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을 까발리는 이야기


극장에서 봤는데
옆에서 아줌마가 훌쩍훌쩍 우는데
당황스러웠다. 어디가... 울 포인트인지...? ㅠㅠ
내가 메말랐나 했더니 같이 본 친구도 마찬가지. 아, 다행이야.

실화가 90%라더니 그 실화와 배우 연기에만 의존한 듯한 느낌.
이준익 감독님의 연출은 나 어디서 느껴야 하나... 친구는 감독에게 실망했다고. 
드라마틱한 허구를 최소화해 박열이라는 인물의 걸출함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그렇다고 해도 난 영화적 재미가 더 있어줬음 해... 분명히 다큐도 아닌데 실화의 감동이 별로 묵직하지 않다. 
법정 씬이 영화의 백미인데 기대하게 만든 것에 비해 임팩트가 없었고,
이후 22년의 수감생활과 그후의 행보를 더 중요하게 다뤘어야 한다는 친구님 말씀에도 꽤나 공감.
왜냐하면 박열의 항일이 그 훌륭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성공으로 보이지 않는 채 끝났거덩. 그가 꿋꿋이 살아남은 과정과 그후에 한 일들이 자막으로만 처리된 결말이 상당히 아쉽고, 그리하여 2%도 아닌 5% 부족한 영화가 되었다. (현실적인 결말을 여운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나로서는 그땐 그랬지 정도의 피상적인 감성에 그친 느낌이었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발굴했다는 것,
그 당시에도 있었던 '좋은 일본인'을 일부 그려냈다는 것,
배우들의 연기와 일본어가 훌륭했다는 것 외엔 딱히 좋은 점을 모르겠다. 난 그냥 그랬다.


+)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배우들의 일본어 실력에 감탄하게 되는데 
아마도 대체 누구누구가 일본 배우인지 찾아보는 사람 많을 거다 ㅋㅋ

그 중에 미즈노 렌타로 였나? 내무대신 역을 열연한 김인우라는 배우는 국적이 일본으로 나와서 이게 뭔가 했는데, 재일동포 3세 배우란다. 안타깝게도 한국영화 필모에서 한국인 역은 딱 한번 뿐이었다고... 어쩐지 일본어가 아주 능숙한데 묘하게 한국어투가 느껴졌다. 괜히 반갑네~ㅎㅎ
그리고 대부분이 일본인으로 생각한 여주 최희서는, 알고 보니 일어, 영어에 능통해 번역도 하는 실력자라고. 

일본어 대사가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도 흠이었다. 다들 아주 잘해냈지만 그래도 한 70%는 일본어였던 거 같어... 
어쨌든 실화는 감동적이지만 영화적으로는 많이 아쉬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