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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199. 서부전선

by 와옹 2017. 6. 16.

2015년 / 112분
전쟁, 휴먼, 한국

감독  천성일
출연  설경구, 여진구, 이경영, 정성화 외


한마디로... : 비밀문서와 탱크를 사수해야 하는 남북 낙오병 둘의 좌충우돌 휴전기와 허무한 임무


평생에 볼 일 없는 영화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최근의 여진구 이뻐라 마이붐과 설경구 연기에 대한 호감이 만나 기꺼이 봄!
감독은 <추노>로 유명한 작가 천성일이었네. 

전반부는 긴장감도 하나 없고 뻔히 예상되는 두 주인공의 교감도 나오지 않아 그야말로 지루하게 질질 끄는 느낌이었다. 여진구의 북한 사투리도 왠지 어색하고 설경구도 딱히 매력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6.25 전쟁중이라는 긴박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후반부가 시작되면서 중공군도 나오고 남한 수색대도 움직이고 마을에도 가는 등 이야기가 풍성해지는데, 정말 너무 늦게 시동을 걸었다는 느낌!

마지막까지 딱히 재미있지는 않게 흘러가던 영화는
(클라이막스까지 내가 재밌게 본 건 오락실 게임이 연상되는 폭격씬 비주얼이었음 ㅋㅋ)
엔딩 시퀀스에서 처음으로 이 영화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데...
아이씨... 울었다 야... 눈물 찔끔, 이긴 해도 눈물이 나는 결말이었다. 
한국전쟁이란 게 그렇잖아... 고래등 사이에서 동족끼리 새우등 터진 싸움... 그 허망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마지막이 (조금 길긴 했어도... 끝났나 했는데 더 나오고 더 나오고..ㅋㅋ) 참 슬펐다. 

이유도 모르고 목숨을 거느냐는 말이나, 휴전 삐라를 보고 눈이라고 하는 대목은 참 슬프고도 애처로웠다.
그 마지막 때문에 좋았던 영화. 
힘을 쫙 뺀 설경구의 연기도 좋았지만, 눈물을 빼는 건 여진구.
<화이>도 그랬지만 이거 보면서, 여진구 부모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이렇게 힘겨운 역할을 하게 하다니... ㅋㅋㅋ 덕분에 좋은 연기 봤지만요. 볼수록 여진구는 천재 같다... 보다보면 나이를 잊어버려.. (어딘가의 인터뷰에서 관성적으로 연기한 시기가 있었다고 했는데.. 이 무렵도 포함될 거 같은데.. 대체 그게 언제인지 나는 모르겠다는 거 ㅋㅋ 다 좋던데?ㅋ)

기대를 1도 안 하고 봐도 중반까진 지루하겠지만 (나름 분위기는 코믹한데~ㅎㅎ)
캐릭터성이 두드러지는 영화도 아니지만
그래도 엔딩 때문에 추천함다. 

근데 설경구 부인의 환상이 여진구랑 닮은 거는 설마 노린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닮아서 기분 참 묘했음. 노린 거든 아니든 절묘한 캐스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