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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202. 택시운전사

by 와옹 2017. 8. 21.

2017년 / 137분
한국, 드라마

각본  엄유나  각색  조슬예
감독  장훈
출연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외 다수


천만 관객에 한술 보태고 왔다.
내가 예매하고 천만 넘었으니 제대로 기여함 ㅎㅎ

워낙 별로라는 평이 많아 기대가 없었는데, 친구가 괜찮다고 해서 봤더니 뭐야 재미만 있구만...!
물론 돌이켜 보면 아쉬운 점도 많은 영화다. 감동의 강도가 묵직한 편이 아니며 효율적으로 짜여진 각본은 숱한 전형성을 따른다. 송강호에 비해 외신기자의 캐릭터가 턱없이 부족하고 그 외의 인물들도 딴지를 걸자면 뭐 하나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그 간극을 모조리 배우들이 메워버리며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성 넘치고 매력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는 (연기력으로 무장한 단역+특별출연들의 구멍 없는 연기) 매 장면에 집중력을 부여하고 심지어 송강호는 혼자 다했다고 할 만큼 영화 전체를 떠받든다. 그래서 돌이켜보면 아쉬운 이 매끄럽기만 한 작품이 만족스럽다. 

그날의 광주에 대한 묘사는 생각보다 약하고 적었는데, 개인적으로는 5.18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보다 강렬했다. 전형적이든 뭐든 인물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들어갔고 주인공이 대다수 관객들처럼 그날의 광경을 엿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배우들이 다 했다. 
유해진, 류준열, 전혜진, 박혁권, 고창석, 최귀화, 정진영, 정석용 등이 나와 사소한 씬들에서 다 집중력을 높여줬다. 특히 그렇게 짧게 나오는 줄 몰랐던 엄태구. 나 밀정 보고 엄태구 인상 콱 박혔는데 못 알아봄... 철모 쓰면 다 똑같드아... ㅋㅋㅋ 근데도 보면서 배우의 집중력에 감탄했으니 멋진 배우구나. 

토마스 크레취만의 연기는 딱히 감동할 지점은 없지만 그 인물을 납득하게 감정의 흐름을 짚어내고 있는 것만으로 칭찬하고 싶다. 캐릭터가 정말 아무것도 없거든...ㅜㅜ
송강호는 늘 똑같은데 볼 때마다 새롭다. 정말로 귀한 배우♡ 

영화가 감정적으로 과하지 않은 데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난 그 담백함이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군함도가 관객의 기대와 감독의 의도 사이에서 괴리를 일으켰다면 택시운전사는 정확하게 그 지점을 맞춘 영화다. 그것이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