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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책벌레/리뷰라 치고46

만화 <신신>과 <어느 박물관의 지하>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만화책. 그러나 만화라고 생각하고 덥석 들었다간 머리 아파지는 책. (식후 바로 읽지 말 것. 속 메슥...;;;;) 알고 보니 이 만화가가 만화계의 카프카라 불리는 분이란다... 게다가 프랑스. (아니 이런 편견을! ㅋ) 현학적이고 철학적이고 사회통찰이 머리 아플 정도로 냉철한, '이야기'라기보다 '담론'으로 읽히다가 끝에 가서야 조용히 쿵...하고 "좋은 이야기야!!!"를 외치게 하는 두 작품. 그냥 빌려 읽고 말려고 했더니 넘치는 지적 유희와 인용문구와 정보(그대로가 아니라 뒤틀어 재창조한 정보들) 때문에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팍팍 드는...... 그러나 어렵고... 냉소와 휴머니즘이 뒤범벅되어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참 좋아할... 그래도 어두운.... 아참, 그런데 그림이 .. 2013. 10. 11.
<살인자의 기억법> 내가 읽은 김영하의 첫 소설. 길게 주저리려면 권말의 해설처럼 장황해질 터이고 간단히 말하면 아주 짧게 평할 수 있다. 짧게, 싱거운 이야기, 유기적이고 치밀한 추상들. (관념이든 메타포든) 이 소설을 온갖 추상성을 유추하는 텍스트로 읽는 사람은 재미있을 것이요 이야기로 읽는 사람은 허탈할 것이다. 허탈하다고 해서 이 소설을 잘못 읽은 걸까? 작가가 독자의 취향을 반만 얻은 것이겠지. (독자를 계도하려는 느낌의 해설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나도 톡 쏴본다.) 말미에 쓴 작가의 말을 보니 오히려 작가는 어떤 방향으로 읽어주길 바라지 않더구만! 소설을 이야기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으로 나눈다면 이 소설은 막판에 기능적 측면으로 핸들을 확 꺾은 느낌이다. 내 마음엔 한편의 이야기보다 한편의 기술적인 텍스트로 남았으.. 2013. 9. 23.
<행운 토끼와 불행 고양이의 대결> 시나리오 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가? 영상북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고 완벽하게(전형적인 구성으로) 잘 짜여져 있는데 그래서 나는 좀 아쉬웠엉....... 어릴 때 내가 홀딱 빠져 읽었던 이나 같은 책에서 본 것 같은 문장력이랄까~ 설레게 하는 묘사 같은 것이 부족해서. 음, 그래. 미안한 말이지만 문학성이 약하다고 할래. 책 띠지에는 애니메이숑 감독들이 거의 고전동화 급이라며 설레발을 치는데, 에이씨 아니잖아... 했던 걸 보면. -_-흥 핏 쳇. 근데 오락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담고 있는 메시지가 꽤 괜찮다. 그 메시지를 좀 더 잘 살렸으면 좋았을 걸. 급하게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기 바쁜 게 참 많이 아쉬움.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행운 토끼 릭이 깜깜한 곳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무슨.. 2013. 9. 20.
2013.7월에 읽는 책들 요즘 읽었거나 손댄 책.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담집. 두껍고, 중구난방의 대화(본인이 쓴 글도 있다지만) 모음에, 비싸다. 최근엔 소설이든 뭐든 영민한 머리와 수집력으로 명쾌하게 구조를 풀어낸 책과 (마치 정답을 알려주는 왕도 같은 책..) 우직하게 마음을 담은 책을 번갈아 읽는 것 같다. 내가 끝없이 해답을 찾고 있어서인 듯.. 이 책은 후자다. 우직하고 솔직하고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는 아직 읽지도 못했고 생각보다 재미도 없는데 그냥 좋다. 처음 몇장을 읽어도 생각이 좋은 분이구나 느껴지고 왜 거장인지 알겠다. 느긋하게 천천히 읽는 중. 도로시아 브랜디의 작가지침서? 조언서? 하여간 작법서는 아니다. 1930년대에 나온 책인데 지금 읽어도 고리타분하긴커녕 오히려 신선하다. 본질을 말한.. 2013. 7. 5.
황무지를 한번 읽다 4월은 잔인한 달...하는 그 유명한 T.S.엘리엇 님의 무려 모더니즘의 시조, 20세기 최고의 시라 불리우는 역작 .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오히려 해설이 더 흥미진진. 이렇게 무식을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다고! 내 장담합니다!!! 읽어보세요!!! 요즘 시대가 너무 쉬워진 건지 그 시대가 너무 현학적이었던 건지. 하나의 사조를 이루었다, 대표작이다 하는 것들은 하여간 위험하다... 두번 세번 읽으면 좀 익숙해질까, 한번으론 이런 상태. 자아, 모두 읽어보시길... ♡ 2013.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