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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206. 클래식

by 와옹 2017. 9. 10.

2003년 / 132분
한국, 로맨스 멜로

각본감독  곽재용
출연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외


한마디로... : '소나기'가 되려다가 '시라노' 역행 열차를 타더니 '러브어페어' 찍고 괴이하게 세대를 넘긴 엔딩

※스포 상관 안하고 쓰니 알아서 주의※

상영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주변 평은 그냥 괜찮다 정도였다.
오히려 몇년이 훌쩍 흐른 뒤에 그거 괜찮았어, 좋았지, 한국 로맨스 명작이야 등등의 호평을 접해 의아했던... 내게는 세월이 흐를 수록 고평가된 작품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클래식>이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가장 큰 인상은 남주 논란. 두 조씨 배우 중 하나가 분량이 적어 홍보에서 빼달라느니 팬들 원성이 자자했다느니 말이 많았는데 문제는 그게 조인성인지 조승우인지 내가 기억을 못해 ㅋㅋㅋㅋ 영화를 보면 그게 누군지 확연히 알 수 있다. 분량도 좀 차이가 나지만 그보다는 압도적인 매력과 연기력으로 이 영화의 수혜자가 된 건 조승우였다. 이거 찍고 많이 떴던 걸로 기억함. 

근데 영화를 보며 나는 내내 몰입을 방해받았다. 
대체 이 사랑의 어느 지점에 감동해야 할지...ㅠㅠ 
처음엔 친구를 속이는 게 찝찝했고 나중엔 목걸이(정표)의 원출처가 친구 아버진 게 찜찜했고 (목숨 걸 땐 이 무슨 개죽음이냐고 생각한 1인;;;) 나중엔 생까듯이 제 갈길 간 선택이 황당했다. 매 순간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낸 장면들과 게다가 손예진은 오죽 이뻐? 조승우 매력 터지고 조인성은 빗속 명장면 막 보여주는데 그런데도 내내 흠뻑 공감할 수 없었던 불편한 내 시간을 돌려줘~ ㅠㅠ 특히 엔딩에서는 각자 부모의 첫사랑을 추억하며 울고 싶으냐? 그러고 싶어? 아... 정말 감성이 맞을 뻔하다 안 맞네. 마지막 장면이 어째 낯익다 했더니 <시간이탈자>에서 재탕하셨군요. 자기복제에 가까운 업그레이드 시퀀스였습니다. 같은 감독인 줄 모르고 봤는데 알고서 웃음 터짐. 

레퍼런스가 최소 3개는 떠오르는 기묘한 짜집기. 
명장면이 있다 해도 <늑대의 유혹>과 동급의 작품성. (그 작품도 명장면이 있다규~)

명작이란 말은 고이 접어둡시다~

아, 손예진은 예뻤다. 진짜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