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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197. 화이

by 와옹 2017. 6. 8.

2013년 / 125분
액션 스릴러, 한국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박해준, 김성균, 박용우, 임주은 등


한마디로... : 유괴범 다섯 아빠에게 키워져 괴물이 되기를 강요받은 소년, 화이의 가족(=인간성)회복 성장 사투기 (뭐래...ㅋ)


개봉 당시 이래저래 못보다가 
갑자기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로 여진구에게 관심이 생겨 찾아보았다!
오오! 재밌잖아! 

재미도 있지만 담고 있는 상징성이 참 오묘하다. 
기본적으로 친부살해의 고전적인 성장 모티브를 주축으로 하는데 
껍데기는 유괴가족 ㅋㅋ 
비인간적인 유괴범들과 감금된 거나 다름없는 여자, 그리고 납치된 아이.
이 기괴한 유사가족이 이해하기 어려운 범죄와 애정을 보여주는 영화. 
극단적으로 말하면 가족의 부재가 괴물을 만든다는 논리로도 귀결되는 상징성....이 옳은지 그른지 여부는 차치하고.
애정의 형태도 기괴한데 그 애정을 받고 자란 화이라는 소년은 얼마나 기이한 캐릭터인지.
그 인물을 공감되게, 그러면서 흡인력 넘치게 표현한 여진구의 연기가 단연 백미였다. 

석태 역의 김윤석은 비주얼부터 자식 잡아먹는 사르트누스(크로노스) 그림을 닮았는데,
연기는 그만큼 강렬하지 못했다. 언제부턴가 뭘 해도 김윤석인 연기가 아쉽네. 잘했으면 대박쳤을 캐릭터.
그 외의 인물들은 단선적인 개성을 가졌을 뿐이라 배우의 연기로 커버된 느낌이 강하다. 
특히 박용우의 형사 캐릭은 그 정도 배우가 해줘서 인상에 남았다고 생각됨. 
여자 캐릭들이 턱없이 약한데(약한데다 수동적이기까지), 극 안에서의 비중은 또 적당하고... 다만, 남지현의 캐릭터는 좀 더 활용할 수 없었을까 아쉽다. 

그러나 연기 구멍 없는 캐스팅이 좋았고, 여진구는 언젠가 액션물도 찍을 것 같다는 날렵한 가능성을 보여줬네. ㅎㅎ 
단순한 사건과 스토리로 인물들의 악한 내면을 복잡하게 그려낸 수작!
스토리 어딘가에 이창동 감독 이름이 보이던데... 기획 단계에서 오묘한 이야기가 나왔겠구나 싶었던 대목.
엔딩에서 화이의 모습만 끝까지 안 보여준 연출이 좋았다. 
(그 부분에서 속편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 뿜뿜. 나온다면 전혀 다른 상업영화가 되겠지만, 배트맨 같은 다크 히어로물로 시리즈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잠시.... 할 만큼 여진구가 멋있었엉 ㅋㅋ)

재밌어요~ 추천! >.<


+)

이걸 보면서 [야마다 다카유키의 칸 영화제]가 떠올랐다.
거기서 칸에 가겠다고 만든 스토리가 여자아이가 엄마를 죽이는 이야기... 
그 지독한 내면을 어떻게 그려내겠다는 거야? 보면서 내내 인상이 찌푸려졌는데..
혹시 [화이]를 보고 영향을 받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살짝 들었다. 
한편으론 이걸 봤다면 훨씬 얘기를 잘 풀었을 텐데... 싶기도 하고 ㅋㅋ
그냥 연상이 되었다. ㅎㅎ 
끔찍한 이야기를 상당히 잘 풀어낸 [화이]에 감탄하며...

여진구 출연작이나 찾아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