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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올해도 넘버링 172.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by 와옹 2017. 1. 10.

2016년 / 111분
판타지 드라마, 한국

원작  기욤 뮈소 作 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각본감독  
홍지영
출연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김상호 외


한마디로...: 과거로 가는 10개의 알약으로 옛연인을 살리고 대체 뭐가 좋아졌는지 알 수 없는 자기만족 꼰대 이야기

*불만스러운 판타지에는 대놓고 스포함


친구님의 예언대로 엔딩 보고 미련 없이 지웠다. 
김윤석은 매력이 없네...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영 매력이 없다. 
변요한은 색다른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냥저냥이고. 
김옥빈이 떠오르지만 김옥빈만 못한(어쩔 수 없나) 채서진도 아쉽.

타임슬립물인데 그냥 어느 의사의 숭고한 직업정신(?)을 본 느낌이다. 끝끝내 한 목숨 살리는....
대체, 그렇게 살려서 뭐하는데?
너의 생존에는 아무도 모르는 나의 희생이 있었지~~~ 해봤자 그녀와 절친에게는 깊은 상처만 남긴 것을! 이유도 없이 내쳐진 쓰라린 기억을 안고 '살기만 하면' 장땡이냐?! 여친이 죽은 데 대한 자기 죄책감과 상실감을 고스란히 상대(그것도 2명)에게 떠넘긴 꼴인데 이런 걸 긁어부스럼이라고 하는 거 아녀?
최근 읽은 작법서에서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에서는 판돈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실로 그러하다. 판돈의 중요성을 느끼고 싶다면 참으로 빼어난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지만 그러려고 영화 보나. 
여친 목숨 하나에 상처낸 인간관계가 몇개... 마치 금메달 하나 따려고 은동메달 스무 개쯤 갖다 버린 느낌... 판돈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 

우선, 옛 여친을 살리면 자기 딸이 없어진다고 -젊은날의 너는 모르는 '내' 30년 세월을 잃을 수는 없다며- 젊은 니가 인간관계 다 끊어라 하는(과거에서 나비효과 차단...이라고 생각한 헛똑똑이가 의사라니-_- 그 여자 하나가 살아남으로써 달라질, 그녀를 둘러싼 수많은 다른 인생은 전혀 고려치 않는) 늙은 주인공은 도무지 매력이 없으며, 
그런 무허가 수술을 하고도 잘리지 않은 놀라움은 둘째 치더라도,
여친을 살리기 위해 그 모든 희생 다 한(즉, 30년을 살아온 늙은 자신(김윤석)보다 더 고통받고 속 깊어졌을?) 젊은 자신(변요한)이 겨우 '옛날에 봤던 늙은 자신'이 될 뿐이라니 ㅋㅋㅋㅋ 여기서 뭘 얻으란 건가. 어디가 감동할 곳인데...?

시간여행도 딱 30년 전 오늘로 가는 것 같던데, 그러면 마지막에 친구가 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와봤자 이미 김윤석은 죽었을 때고, 엔딩의 재회씬은 주인공이 죽기 전 어느날이며 그때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여야 하는데, 김성령은 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난린가.... 
아니, 아귀가 안 맞는 건 둘째치고 거기서 어떤 감동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슴.
그냥 나 어차피 죽으니까 양손에 떡 다 쥐고 갈 거야~ 이러는 것 같을 뿐... (근데 그 떡 다 상한 거 같고)
차라리, 여자가 나쁜 전남친 잊고(근데 자기 수술해준 거 모르나? 어떻게 나쁜놈이라 믿지??) 더 좋은 남자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멀찌기서 바라본다면 또 모르겠다... 여자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함정. -_-;;;
정말 모르겠다... 모르겠어...
그래서 살포시 지웠다.

 
<어바웃타임>이 되고자 했던 <건축학개론>같은 영화.
이걸 보느니 <어바웃타임>을 열번 보는 게 낫고 그 별로였던 <시간이탈자>를 보는 게 차라리 마지막 감동이라도 느낄 수 있다.는 슬픈 이야기
새해 첫영화부터 비추로구나. 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