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카에게, 그리고 아직 보지 못한 아이에게 (단막극,2005)
주연 : 이나가키 고로, 곤노 마히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감동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뛰어난 드라마가 되기도 힘들다.
실화이기 때문에.. 알면 알수록 하고픈 말이 많아.. 체화(體化)된 이야기일수록 작품화하기 힘든 법..
말아톤이 감동적이었음에도 장황했던 것처럼
이 드라마도 참 하고픈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 20여분은 지루해서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나..도중하차한 적도 있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아쉬울 만큼 잔잔한 흡인력이 있는 드라마.
아스카, 저 꼬맹이마저 연기를 하니. T-T (편집의 승리라고 해도)
남들은 펑펑 울었다는데, 내게 있어서는.. 이것은 눈물을 쏟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세상에 저렇게 복 많은 마지막을 맞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게는 슬픈 이야기가 아니고 행복한 이야기였다.
가장 눈물이 났던 장면 중 하나.
아버지와 아들은 누구보다도 죽음을 잘 아는 의사들이지만,
결국은 평범한 부자지간일 뿐..
아버지와 아들은 누구보다도 죽음을 잘 아는 의사들이지만,
결국은 평범한 부자지간일 뿐..
'손을 내밀면 무엇이든 잡을 수 있어...'
"세이짱, 다음 개기일식도 둘이 같이 보자."
".........응."
미와(마히루)와 세이지(고로) 부부의 절제된 연기는...ㅠ_ㅠ
고로의 추천작,하면 제일 먼저 꼽히는게 [아스카에게...]더라. 그럴만한 호연이다.
호연인데 무색무취. 다 보고나도 '고로는 이런 캐릭터다'라는 이미지는 생기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따스함? 그 정도 인상만 남는다. 드라마의 어디에도 아이돌이나 스타의 모습은 없다.
대사 참 없는 여주인공 미와 역의 마히루도 마찬가지, 무색무취 커플이다.
허리 부상 후의 복귀작이었다는데, 다카 시절의 당찬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지만 절제된 애절한 연기가 자연스럽고 좋았다.(역시 다카는 여역이 남는 장사야..)
아무도 당연한 것에 감사하지 않는다.
감사하는 것은 오직 그것을 잃은 사람들 뿐. 어째서일까...
어째서일까...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잃을 영원하지 않은 것들인데.
우리들은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것을 배우나 보다.
그리고 우리들도 하나씩 잃어감으로써 수업료를 지불한다.
살다보면 말로는 위로할 수 없는 상실을 겪기 마련..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면서 살아나간다. 잃어가며 얻어가며... 이 드라마의 미와(마히루) 처럼.
위대한 것은 결국 '삶'이 아닐까, 살아냄이 아닐까...
주인공의 죽음이 슬프지 않았던건 그의 삶이 행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존인물의 수기를 바탕으로 한 만큼 소박하고 넘치지 않는 메시지가 좋다.
그런데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게 좋을까... 모르는게 좋을까?
나라면 알고싶을 것 같다.
★★★★☆
꼬랑지)
이 드라마의 엔딩곡(주제가겠지?)이 레미제라블의 'Empty chair...'와 부분적으로 비슷해서 놀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