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고 10년 후 쯤부터일까, 학원물에 흥미를 잃은 건.
고쿠센이나 드래곤자쿠라, 여왕의교실 모두 선생님이 주인공이라 봤지 아이들에겐 관심이 없었다.
그리하여 아이들(=아이돌)이 주인공인 '노부타를 프로듀스'를, 유행이 다 지나간 후에 보게 되었다.
그런데...아니 이거, 꽤 멋지잖아!? ㅇ_ㅇ!!
익히 보던 반항이나 투쟁이 아닌, 아이들 vs.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로.. 심각하게 외치거나 피터지게 싸우지도 섣불리 사회문제화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은 바보들이지만 자정능력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더군다나 늘 인상만 쓰던 야마시타, 헤롱헤롱 超바보를 연기하는데!
'성가시고 가끔 가다 제대로 된 생각을 하는 알고보면 부잣집 도련님' 아키라. 주인공답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연기 잘한다는 말이 선뜻 나오질 않을만큼 어이없다. 하는 말은 전부 외계어같고. ㅡㅡ;; (멋진 척하는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별론데, 이 아키라 역은 쫌 사랑스럽다)
진짜 주인공은 카메나시...(캇툰 멤버라는) 갸다.
얘가 연기하는 주인공 '슈지'도 결코 평범하진 않은데 점점 아키라에 눌린다. 후반에는 조금 살아나지만..
여주인공 노부타는 어떠냐면, 분위기가 꼭 '엽기인Girl스나코'가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머리 위에 ♨이런 마크가 둥둥 떠다닐 것처럼, 음침하고 말도 버벅버벅.
가족이나 선생님 등 주변인물들도 재미있어서, 매 에피소드마다 이들이 적절히 녹아있다.
어른의 이야기 20에 아이들 이야기 80 정도?
주인공 트리오. 딱 이런 청춘들이다. 왼쪽부터 노부타-슈지-아키라.
세명이 이루는 균형이 좋아서 전부 다 주인공이란 느낌.
원작소설이 있고 그게 아주 재미있다는걸 감안해도, 이 시나리오는 멋지다. (슈지(카메)인지 아키라(야마삐)인지는 새로 만든 인물이라 하고, 노부타도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다는데)
만화같은 빠른 장면전환에 톡톡 튀는 이야기, 중첩되고 반복되면서 뚜렷해지는 메시지. 그리고 항상 마지막에 미소짓게 만드는 따스함. 이건 좋은 드라마잖아..
심각하지도 않고 말이 안되게 유치하지도 않다. 바보같이 의미없이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 같아도 그 안에서 조금은 생각하고 있다. 이런 주인공들이 오히려 현실감을 자아내는 드라마, '노부타를 프로듀스'. 조만간 원작소설도 읽어봐야지.
노부타를 보며 즐거운 어제 오늘. 기분업에 좋은 드라마로 추천~꽝꽝! ^-^ ★★★★☆
덤으로...
이 귀여운 돼지들이 등장하는 로드무비(?) 엔딩타이틀도 중독성 있다.
특히 주제가 '청춘 아미고'(이 얼마나 촌스러운 제목인가!)는 150만장 넘게 팔린 히트곡이란다.
처음 들으면 으엑, 촌스러. 하는데 점점 중독된다. ㅋㅋㅋ
극중인물 '슈지와 아키라'의 이름으로 반짝 결성한 주인공 듀오의 노래.
청춘 아미고~!
(노래는 올렸다가 삭제했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