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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저번부터 넘버링 35. 투씨(Tootsie)

by 와옹 2013. 12. 9.

1982년 / 119분
미국

감독  시드니 폴락
출연  더스틴 호프만(마이클 돌시/도로시 마이클스 2역), 제시카 랭(줄리 역) 외

 

<뜨거운 것이 좋아>의 맥을 잇는 현대적인 버전의 여장남자 코미디.
좀 더 자연스러운 상황을 중시하는, 그래서 좀 더 설명적인이고 납득할 만한,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한 코미디랄까.
둘 중에는 <뜨거운 것이...>가 내 취향이다. 더 거짓말 같거든.

<투씨>의 더스틴 호프만은 진짜 예쁘다.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할머니도 예뻤지만, 늘씬한 옷맵시가 난다는 점에서 도로시를 따라올 자가 없다! 그래서 실컷 도로시에게 감정이입했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류의 정면폭로전으로 날 울리냐흐....ㅠㅠ
내가 못 견뎌하는 장면이 세개쯤 있는데, 하나는 리얼한 피칠갑이고, 또 하나가 죽여도 죽지 않는 좀비, 마지막이 민망하게 자폭하는 주인공이다. 그런 장면에선 고개를 돌리고 싶어진다. 투씨의 더스틴 호프만은 극중에선 재치 있는 방법으로 정면돌파해 인기까지 더 오르는 걸로 나오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나는요... 죽을 거 같았어........ 흑흑.

어쨌든 그 정도로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는 압권!
남자 목소리는 또 얼마나 굵직한지. 도로시 차림으로 택시 잡는 장면은 두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순간 변신. ㅋㅋㅋ
Tootsie는 여자를 낮춰 부르는 속어란다. 중간에 도로시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화내는 장면이 나와서 알았다. 여성 인권 신장이 중요한 흐름이었던 1980년대답게, 여성의 처우나 남성화 등을 정면으로 다루는데, 여장을 한 주인공이 여성들의 이상형이 된다는 것부터가 커다란 풍자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런 '남성이 보는 강인한 여성상' 자체가 어딘가 불편하다. 아마도 여장을 그토록 당당하게 벗어던지고도 온갖 사기죄에서 무사할 수 있었던 결말, 아니 스스로 당당하게 남자로 돌아오는 장면 자체가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여성의 탈을 벗어던지는 그 장면에서 감독은 카타르시스를 노렸을까? 어떤 감정을 느끼길 기대했을까? 나는 모르겠다. 그것이 이 영화를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이유인가 보다. (아니 좋아하는데... 재밌는데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