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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저번부터 넘버링 36.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by 와옹 2013. 12. 14.

2007년 / 122분
미국, 스릴러

각본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보안관 애드 역), 하비에르 바르뎀(안톤 쉬거 역), 조쉬 브롤린(모스 역), 우디 해럴슨 외

*스포도 없지만 내용도 없음 주의 ㅋㅋ

영화를 보는 내내 딱 두 가지를 생각했다.
코엔 형제가 이렇게 잔인했나...
코엔 형제가 이렇게 난해했나...

소설을 읽었다면 이해가 더 빨랐을까? 그런 말들도 보인다. 어쨌든 이 영화는 어렵다. 엔딩 보고 "뭐? 그래서 뭐랬다는 거야?" 이러고 말았으니.....-_-;;;;
후기를 뒤져보고서야 심오한 상징과 시각을 담고 있나 보구나 알았으나,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 내 이해력이 딸리는 거요 영화가 어려운 거요? (한번에 이해한 친구를 보면 내가 딸리는 거 같기도 하다ㅠㅠ)
주위에서 하도 극찬들을 해서 벼르고 벼르다 맘 먹고 봤는데, 초반엔 잔인해서, 중반엔 너무 심장을 쥐락펴락해서 몇 번이나 끊어 보았던 영화다. 나는 이런 긴장감 안 좋아하나 보다며....ㅠㅠ 쫄깃도 정도껏이래야지 정말 무서웠음.

내 이해를 떠나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무차별적인 죽음은 '밑도 끝도 없는 위협이 제일 무섭다'는 관념적인 공포를 정말 기가 막히게 표현해 놨다. 게다가 장면마다 말보다 행동이 더 쉽게 상황을 전달하는 이런 고차원적인 영화 스킬! 그래 대단해 대단하다구요~~~ 그래서 나 극장에서 봤으면 ㅅㅂㅅㅂ 욕하면서 눈 감았을지도 모른다구요.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라면 어려운 상징 같은 거 몰라도 좋겠지. 근데 제목부터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냐구... 초장부터 상징을 처발라놓고... 어떻게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겠어. 그러니까 너무 어렵다. 자기들만 아는 은유로 도배해 놓고 그걸 못 알아차리면 바보 취급하기야? 흥흥!

배우들이 다 연기를 엄청 잘 하는데 언급할 겨를이 없네... (너무 잘 해서 짜증날 정도;;)

영화의 키워드는 부조리와 우연, 죽음, 무력감, 허무, 폭력성.
공부해야 알 수 있는 영화라면 미리 고지해주기 바람. (소설을 읽고 오라고 하든가.)
근데, 난 엔딩만 조금 더 친절했으면 난해하니 어려우니 이런 소리 안 했을 거 같다. 엔딩에서 누가 누구에게 당하는 건지(사고인지 변수인지 인과인지) 그것만 분명히 알게끔 해줬다면 난 이 영화 칭송했을지도 몰라! 최소한의 정보를 애매하게 제공함으로써 사전지식 없는 관객을 그저 낯설기만 한 혼란에 빠뜨려 버리는 엔딩. 그런 멋은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네. 키높이 깔창 만큼일지라도 감독이 관객 위에서 끌고가는 느낌이, 쪼금 별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