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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일드

백호대

by 와옹 2007.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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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작짜리 드라마 '백호대'. 아이즈의 16~17세 소년부대의 명칭이다.
↑정렬한 뒷모습에서조차 어정쩡한 포스를 내뿜는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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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은 이런 집안~. (망나니 손자와 호랑이 할머니, 물렁한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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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 간 망나니 손자와 친구가.. (자신들과 똑닮은) 백호대 선조들의 삶을 엿보게 된다는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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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내용은 잊어주세요~'라는 듯 정통사극으로 안면을 싹 바꾸는 타이틀.
그 본편은 건너뛰고~
결론은, 역사를 알게 된 후손들이 일시적이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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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성이 밝아진다는 거냐? ㅡㅡ;;

현대의 이야기를 다룬 프롤로그가 나름대로 좋았는데, 에필로그의 만행엔 입이 떠억...
분위기상 망나니들이 좀 숙연해지지 않으면 곤란하긴 하나, 그 덕에 프롤로그마저 완벽한 사족이 되었다.
'대체 백호대 애들 이야기로 뭘 전하고 싶은거지?' 라는 의문이 본편을 보는 내내 따라다녔고, 엎치락뒤치락 전쟁에 관한 시각을 겨우 풀어냈다고 생각한 순간, 아차... 에필로그 납시오~.
이 강렬한 사족 덕분에 본편의 메시지는 완전 공중분해되고 '멍청한 젊은이들아, 네 나이 때 조상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라는 논조만이 오롯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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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딱 본편만 놓고 보면 그리 허술한 드라마는 아니다. 특히 이 단풍잎은 나를 울린 단풍잎...ㅠ-ㅠ
'오늘 아침, 미네지의 머리 위에 있던 단풍잎'
하이쿠스러운 이 서정적인 묘사가 어머니의 사랑을 노도같이 전달하면서 백호대는 어느새 내 안에서 가족드라마가 되어버렸다. 비뚤어진 어머니의 사랑과 잘 자란 아들의.. 시한부 인생 스토리? (온가족이 아들을 곧 죽을 사람으로 취급하니..)

이런 종류의 일본역사물에서 공감하기 힘든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지나치게 가벼운 자세다.
어머니의 대사 중에 '충의에 비하면 목숨은 가볍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렇게 쉽게 죽는 사고방식 때문에 늦게나마 희생을 줄이려고 항복한 아이즈 영주가 결단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인물처럼 느껴진다. 처절하게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느낄 수 없어서 막판 주인공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시시한 결말..;;; 끈덕지게 살아남는 건 우리나라 드라마가 끝내주는데.
등장인물들의 연기는... 흥분할만큼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백호대 기념관의 초상화는... '화려한 일족'의 기무타쿠 초상화보단 나았고. (풋~)
클라이막스 즈음에 튀어나온 팝송은 좀 아니었고,
쿠마(개 이름) 이야기는 뻥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여서 놀랐다. (혹시, 미네지 본인이 지어낸 건...?)
야마삐가 연기한 현대의 신타로는 진짜로 한심한 모습이라 훌륭한 연기인지 본모습인지;; 본편의 (진짜 주인공/1인2역) 미네지보다 강렬했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본다면 살짝 말리고픈 드라마. 그 시간에 반지의 제왕 한편을 볼 수 있으니. 아니, 비슷한 소재인 '신선조SP-히지카타 토시조의 마지막 하루'를 보고도 시간이 남을테니. ★★

사족.
나도 16세 즈음에는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