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왕의남자 DVD

by 와옹 2007. 10. 2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나는 왕의남자를 딱 한번 극장에서 보고 "2%가 부족해~"를 외쳤던 사람이라 신드롬에 동참하지 않았드랬다.
그런데 최근 다시 보고 "어라? 이런 얘기였나?" 새로웠다.
알고보니 몇장면이 추가된 확장판 영상이었던 것.  
게다가 부가영상이 사상 최강이란 DVD평... 펄럭귀 솔깃.

DVD가 도착하자 냉큼 부가영상부터 열어봤다.
연습장면이라던가 작품에 대한 설명, 참여한 전통예술인들 인터뷰, 자문과 자료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긴 한데.. 뭔가 2% 부족했다.
이게 다야? 사상 최강은 뻥이었나!
2%를 외치던 중 '코멘터리Commentary' 영상이란 게 눈에 띄어 뭔가 하고 틀어보았는데... 요게 물건이었다!
영화 보면서 자기네끼리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건데
사실.. 외국영화 코멘터리는 자막이 없어서 그림의 떡이었으나ㅡㅜ
우리말로 떠드는 뒷얘기들은 어찌나 재미있던지! 아쉬웠던 2%가 채워졌다~. ^^*

배우들의 코멘터리 부분을 보면서 '역시 작품의 꽃은 배우구나' 싶어 부러웠고,
감독과 제작진의 코멘터리를 보고는 '역시 가장 할 말이 많은 건 이들이구나' 싶어 웃었다.
제작진의 수다는 재미도 있지만 팀워크가 좋았다는 게 느껴졌다. 막 떠들다가 배우들 연기에 조용해지거나 감탄하기도 하고..^^ 배우들 코멘터리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그렇지만 역시, 보면서 부러웠던 건 배우들이었다.
비록 작품 안팎을 보진 못하지만 극 속의 세계 만큼은 누구보다 깊이 파고드는 그들.
멋있다. 그들이 흠뻑 빠질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확장판에서 추가된 장면이 몇가지 있는데.. 굵직한 것만 캡쳐해 봤다.

왕의 남자가 외국에서 흥행 못한 데는 번역의 탓도 있을 것 같다.
광대를 actor로 번역했던데.. 그건 아니잖아~~ ㅡㅜ
이년아 이놈아 하는 것도 그대로 옮기면 욕이 되어버릴테고, 작살이 난다거나 육갑을 떤다거나 환장한다거나.. 이런 표현들에 깃든 해학이 사라지는 거니까.
그래서 '츠키이치고로' 같은 (완소)프로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궁중요리'로 비유되는 게 불편했나 보다.
광대가 궁에 갔다고 궁중 이야기로 보는 한국사람이 어디 있겠소..
내 비록 왕의남자가 천이백만짜리 영화라고는 생각지 않아도, 해외의 관객들이 영화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채 판단하는 것은 왠지 억울하더라는 거...
한편으론, 긴가민가한 동성애 코드가 한국적인 정서 전달을 방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본정서를 공유한 한국인에게는 신선한 전개였지만, 해외에서 보기엔 어중간한 느낌이 아닐까... 덕분에 포커스가 광대보다 사랑에 맞춰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그래도 DVD를 사고 보니 왜 폐인들이 생겼는지 이해도 간다.
잘 만든 영화이고 새로웠던 영화이고 배우들을 재발견한 영화이고 단역까지도 중견배우를 쓴 영화...
이래저래 웰메이드였던 건 분명하더라. 다시 봐도(어쩌면 다시 볼수록?) 재미있다.

오늘 하루 코멘터리 보느라고 즐거웠으니,
마무리는 코멘터리 중 최고의 장면으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부터 시작된 감독님의 불평이
↓ 이 장면에서 폭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얘, 정말 손재주 없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