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얄팍해요~문화생활

<개늑시>의 낯익은 장치들 : 작가인터뷰에서

by 와옹 2007. 9. 24.

드라마틱 10월호에 실린 작가들 인터뷰를 옮겨적을 기운은 없고...
작가들의 설명을 토대로 몇가지를 찾아보았다.
아주 약간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니 주의하시길...


1. 느와르 영화의 오마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인공 이수현은
홍콩배우 이수현의 오마주란다!
별로 그런 생각 못했는데..

이수현... 적룡과 더불어 아저씨 외모로도 멋질 수 있구나를 알게 해준 홍콩배우였지.
주요출연작이라면 <첩혈쌍웅>!!!
킬러 주윤발과 교감하는 형사 나으리가 이분이었다!

그리고 <개늑시>의 원전에 가까운 영화는 <무간도>가 아닌 <용호풍운>이라고. 주윤발이 언더커버 잠입 형사로, 이수현이 악당으로 나온 영화다.
무간도는 쌍방이 심어놓고 키우는 장기계획니까 개늑시와는 처음부터 궤를 달리하는 이야기일지도. 


2. 결자해지의 논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단에서 뿌린 씨앗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계단에서 거둔다.

(누구로 인해 잃은 기억 누구로 인해 되찾는다, 주인공에게 원한 산 놈 치고 무사한 놈 없다, 당사자들의 인연은 당사자끼리 푼다, 등등)
뿌리면 거두는 스토리.


3. 무술감독님의 센쑤 - 8화에서 격투혼(ㅋㅋ)을 각성하는 케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억을 잃고 두들겨 맞다가 어찌 한번 때려봤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라? 나 쎈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불끈, 격투혼 각성!

이 장면은 사소한 디테일이고 살짝 웃기기도 했지만 빠졌으면 서운했을거다. ^^
만화/애니에서 주로 애용하는 힘의 각성..^^
작가들이 놓친 부분인데(이 작가들은 연출의 영역까지 아주 세세하게 지문을 쓴다) 촬영중 무술감독님이 넣은 디테일이라고 한다.


4. 드라마 최고로 욕먹은 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명연기를 펼치는 그녀의 한마디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쏟아지는 비난여론. '뭐시라?'

작가들의 변 : 지우 입장에선 말이 되는데...;

동의한다. 지우에게 그 상황은 충분히 말이 된다.
다만, 똘똘하게 굴다가 갑자기 전형적인 패턴으로 무너진 데에 대한 배신감이 클 뿐...


그밖에 극적장치와는 상관없지만...
5. 느와르 치고 우수한 인물 생존률에 대해서

인생파탄 우정파탄(가끔은 성격파탄)을 맞이한 느와르의 끝에선 싸그리 죽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한지훈 작가의 코멘트.
"어릴때 워낙 그렇게 죽는 영화들을 많이 봐서 그렇게 썩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자그마한 반항소신이었군요.
'삶=행복, 죽음=불행'이라는 이분법이 반드시 옳진 않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6. 국정원에 대한 부분

한지훈 작가는 다른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국정원 부분은 '창작'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정원의 협조 하에 이루어진 작품이라 자문을 구하긴 했고, 이야기 방향에 대한 터치는 없었다고 한다. 주로 피드백이 온 것은 이런 내용들.

"우리 일은 그정도 액수에 안움직인다." (<-대본에 액수를 써서 보냈을 때)
"우린 이런 용어들 안쓴다."
"드라마 재밌게 보고 있어요~(떨리는 목소리, 여직원)"

블랙,그레이,화이트 요원은, 실제로는 완전신분위장,영사관직원 위장,신분위장 안함 정도의 의미로 쓰인단다. 요원들의 조언이 많이 반영된 것은 KTX 검거사건이라고.


7. 변동석의 별명 로드러너는 물론 이 분이시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이미지는 구글검색에서, 아래는 Toon Art에서 가져옴.
코요테와 로드러너. 미믹! 외치며 달아나던 로드러너. ^^ 의미가 있는 용어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단다.

그 외에 아쉬웠던 부분은, 식상한 설명이 되고만 아역들의 1화를 꼽았다. 너무 정공법을 써서 30-40대 남성시청자들을 놓쳤다고...(여자는 왜 빼유?) 그리고 할 얘기가 너무 많아서 수현과 지우의 사랑을 충분히 표현 못했다고도 했다.

꽤 절묘했던 수현의 기억회복씬은 본방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원래 대본엔 없던 것을 감독님이 넣었고, 그 장면을 본 순간 '저거다!'했다는...
그렇게 본방에서 아이디어를 취한 부분이 여러군데 있었다면서
드라마는 글쓰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필드라고 말하는 두 작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