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작년부터 넘버링 63. 타조마루

by 와옹 2014. 4. 26.

2009년 / 131분
일본

원작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덤불 속]

감독  나카노 히로유키
출연  오구리 슌(하타케야마 나오미츠/신 타조마루 역), 시바모토 유키(아코히메 역), 다나카 케이(사쿠라마루 역) 외


타조마루는 영화 [라쇼몽]에 나오는 도적 이름이다. 
라쇼몽은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소설이지만, 영화 라쇼몽의 주된 줄거리는 라쇼몽이 아닌 [덤불 속]이라는 단편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꾹 눌러서 참고....
그리고 이 영화 [타조마루]도 [덤불 속]을 원작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세우고... 내세우고만 있지....-_-

아무런 정보 없이 보기 시작한 나는, 중반까진 어라? 이게 왜 평점이 낮을까 의아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게 꾸려졌기 때문. 근데 이게 중반으로 가면서 갑자기 라쇼몽이 되네? 그러면서 이야기가 요상해지네? 
중반 이후 이렇게 착잡해지고 당황스러워지는 영화도 실로 오랜만이네? 

영화 [라쇼몽]과 소설 [덤불속]에서 주요인물로 나오는 도적 타조마루는 한 남자의 아내를 범하고 결투하다 남자를 죽였다고 진술하는 인물이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의 차가운 눈빛과 수치심을 못이겨 자신이 죽였다고 하고, 죽은 남편은 무당에게 불려와 스스로 자결했다고 말한다. 대체 누구의 말이 옳으냐는 미궁에 빠지는 이야기가 영화 라쇼몽(이자 소설 덤불 속).

※이하, 스포라면 스포가 있음. 알고 봐도 상관 없지만.... -_-;;

이 내용을 기초로 한 영화 [타조마루]는 참신하게도 타조마루와 남편을 뒤바꿔버린다. 아내가 도주한 뒤 남편이 타조마루를 죽이고 타조마루 투가 된 것. 여기서부터 엄청 낮아지는 설득력... 겨우 도둑놈 하나를 무슨 대를 이어서 죽인 놈이 떠맡아야 한다는 건지... 숙명 어쩌구 하기에 난 타조마루가 정권을 위협할 정도의 거물인줄 알았다. 그랬더니 죽으면서 하는 말이 겨우 욕망을 좇아서 살래. 그게 타조마루래. 이런 ㅅㅂ....

어쨌든, 우리의 주인공 타조마루 투께서는 그 후 어정쩡한 복수의 길을 걷는다. 권력의 쓴맛을 보기도 하고 죽어 마땅한 스케일에서 살아나기도 한다. 결국 복수는 하는데 그게 영~~~ 뭥미? 싶음. (이렇게 다 알고 보는 게 오히려 재밌을 수도...)

나오는 배우들은 마음에 드는데 다 쫌... 음... 그래... 연기를 잘해도 캐릭터가 쫌, 음, 그런 걸. 
하여간 초중반은 주인공이 복수를 어떻게 하나? 요런 이야기로 가다가 갑자기 이것은 원작이 있었습니다 두둥~하고 안면을 바꾸더니 원수를 코앞에 두고 잠깐 볼일 좀 보고 가실게요 하며, 뒤늦게 복수의 칼을 겨누니 헛웃음만.... 허허.... 허허허. 흥. 

재미있는 설정을 마구 비벼 괴상해진 이야기. 닥치고 주인공 비주얼만 빨라는 영화. 
근데 인간적으로 주인공 너무.... 찌질하심..... 찌질이 캐릭은 아닌데 상황 돌아가는 게 정말 못난 남자....;;;;
진상을 알고 나면 죽은 타조마루만 불쌍하다능. 

러닝타임은 2시간이 넘고, 진심 오구리 비주얼 빨 거 아니면 비추합니다. 다나카 케이 비주얼은 더 나쁩니다. 아야노 고는 얼굴 확인하면 사라집니다. ㅠㅠ 

굳이 평점놀이 하면 10점 만점에 5점. (차라리 원작을 버리지 그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