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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해요~문화생활/영화

작년부터 넘버링 41. 업사이드 다운

by 와옹 2014. 1. 20.

2012년 / 108분
캐나다, 프랑스

감독  후안 디에고 솔레나스
출연  짐 스터게스(아담 커크 역), 커스틴 던스트(에덴 무어 역) 외

 *업사이드 다운 : 영화속 카페에서 파는 거꾸로 찰랑이는 음료수(술?) 이름이기도 하면서, 위아래를 뒤집는다는 뜻.

거꾸로 된 두 세계가 공존하는 행성.
출입이 금지된 두 개의 중력지대-상부국과 하부국을 무대로 한,
부유한 윗동네 여자와 착취당하는 아랫동네 남자의 로맨스를 빙자한 풍자성 SF.
보지도 않은 <설국열차>가 떠오르며 흥미진진했던 영화.

음... 내가 이런 짬뽕 장르와 풍자적인 세계관 좋아하지만, 이건 좀 합쳐서 엉성해진 느낌일세. 둘의 로맨스는 너무 쉽게 위기를 맞고 또 너무 쉽게 손쉬운 도움으로 해결돼... 그러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마법의 수면제 먹고 엇갈리는 게 아니라 막바로 해피엔딩 된 느낌이랄까. 그래놓고 "약자는 또다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두 세계는 결코 융화할 수 없는가" 같은 비장한 풍자의식은 로맨스를 위한 변주일 뿐이니... 이 무게중심의 어긋남은 뭐래? 앗 그런가! 두 개의 중력세계처럼 사랑과 사회풍자도 별도로 존재하는 것인가! .....;ㅁ;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이처럼 손쉽게 건너뛰는 난관극복이다. 꿀떡의 꿀 같은 중요한 과정을 대충 넘기니 그냥 예쁜 영상과 독특한 발상만 기억에 남더라는 거.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 하나도 제대로 못한 것 아닐까?

뭐 그래도 재미있었던 영화지만, 초반부 설명화면이 더럽게 재미없고 본론에 이르기까지 전사가 조금 길다(필요하긴 하지만 사실 꼬옥 필요하진 않은 데도...). 그리고 상부국 사람이 하부국에 가도(그 반대일 경우에도) 여전히 상부국의 중력에 지배당한다는 것은 좀... 좀 그릏다, 응? 나만 그래? 아마도 그 엄청시리 재미 없는 설명화면에서 이 법칙을 설명한 것 같은데, 확신이 안 설 만큼 제대로 전달이 안 되었다. -_-+ 그런 건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좀!

그래도 이 영화...

이쁘고 신기한 그림을 보여줬으니까 용서한다옹.